어촌자본주의 - 바다에서 자본주의의 대안을 찾다
이노우에 교스케.NHK「어촌」 취재팀 지음, 김영주 옮김 / 동아시아 / 2016년 8월
평점 :
절판


[북리뷰] 어촌자본주의

자본주의라 함은 이윤을 추구하는 돈이 주가 되는 경제. 농경 생활 이후 사유제가 시행되면서 자본주의가 시작되었다. 그렇다. 이 책을 단편적으로 요약하면 어촌 또는 바다를 사유화하자는 것과 다르지 않다. 바다를 이용해 돈을 만들자는 책이다. 너무 비약했나 싶지만 책 제목이 그런데 어떻게 할 것인가?

책에서 어촌(里海)을 이렇게 정의했다. “인공적인 관리를 통해서 생물다양성과 생산성이 향상된 연안 해역이렇게 정의한 것을 보면 바다자본주의라 해도 지나치지 않다. 하지만 저자는 약간 다른 의미로 어촌자본주의를 이야기하는 대목도 있다.

자연을 할 수 있는 데까지 착취하고, 경제성장이 한계점에 도달해, 지구환경의 한계에 스스로를 몰아넣고 있는 자본주의의 막다른 길에 어촌자본주의가 등장한다고 말하고 있다. 이렇게 보면 저자 역시 자본주의의 한계점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는 것 같다.

초반에 굴 양식에 대한 이야기가 나온다. 일본 연안해안에 적조가 많았다고 한다. 이것을 굴이 자연적으로 정화한다는 것이다. “굴은 단 1개가 하루에 욕조 1개분(300리터)의 물을 빨아들여 체내를 통과시켜서 플랑크톤을 걸러내서 먹는다.” ( P 37 ) 굴은 우리나라에서도 인기 있는 식품이다. 바다의 우유라고도 불리니까. 우리나라 연안에서 양식하는 굴도 일본과 마찬가지다. 굴은 양식이 없다는 말을 한다. 바다에서 기르지만 특별히 먹이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후 바다 생태계도 약간 언급하고 이로 인해 인간관계가 좋아졌다는 말을 한다. 먹고 사는 문제는 어느 나라나 어느 시기나 중요하다. 먹고 살수도 없는데 무엇을 말할 수 있겠는가?

바다 생태계 이야기가 나오니 며칠 전 국립수산과학원에서 명태의 양식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생각난다. 최근 국내산 명태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명태 실종(?)의 원인은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지구 온난화도 문제가 되겠지만 가장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무부별한 포획이란 말이 설득력을 갖는다. 명태 치어까지 잡아버리니 명태 씨가 마르지 않겠는가?

책에서도 말하는 것이 이 부분이 아닐까 했다. 굴의 자연정화, 바다의 생태계 등 사람도 자연의 일부다. 자연의 일부가 자연을 망친다면 이는 곧 사람을 망치는 결과가 된다.

어촌자본주의라는 제목이 다소 거칠게 다가왔다. 하지만 어촌자본주의는 이미 오래 전부터 진행되어 왔다. 삼시새끼라는 프로그램이 있다. 농촌에서 밥해먹고 어촌에서 밥해먹고 사는 이야기다. 사람 사는 이야기가 뭐 그리 대단하겠는가? 농촌이든 어촌이든 먹고 사는 건 같은데 말이다.

이제는 농촌과 어촌이 그리 특별하게 보이지 않는데 있다. 낚시를 하고 텃밭을 가꾸는 것이 흥미꺼리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도시=농촌=어촌이란 등식이 성립한다. 사람이 어디 거주하는지가 중요한 게 아니다. 결국 사람이 있다면 자본주의가 시작된다는 것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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