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진기의 교실밖 인문학 - 소크라테스부터 한나 아렌트까지
최진기.서선연 지음 / 스마트북스 / 2016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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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최진기의 교실밖 인문학

 

대학교 2학년 때 전공과목으로 <고중세 정치사상사>를 배웠다. 교수님이 준비한 원서가 교제였다. 다행히 제본을해서 8천원 정도에 교재를 구입할 수 있었다. 교수님께서는 수업시간마다 무작위로 문단을 해석해보라고 했다.

 

어느 날, 내가 걸렸다. 준비한 해석을 발표했더니 교수님 왈, '음... 사전을 더 찾아보세요.'했다. 사전을 더 찾아보니원서의 문장을 잘 못 이해하고 있었다. 고중세의 언어를 현대의 언어로 해석했으니 해석이 제대로 되었겠나. 해석한 문장이 껄끄러운 이유도 여기에 있었다.

 

대학교 때의 에피소드를 끄집어낸 이유는 바로 '개념'이 달랐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서이다. 특히나 학문에서의 용어는 일상어와는 개념이 다르다. 이런 다른 개념으로 인해 '나의 해석'과 '너의 해석'이 다르게 된다.

 

"차라투스트라는 영원히 죽지 않는다는 전설의 불사조와 같다. 끊임없이 창조와 파괴를 반복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허무함을 극복하여 결국 영원 회귀에 이르게 된다. 영원 회귀는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와는 다르다. 윤회는 생명이 있는 것은 죽어서 다른 세계에 다시 태어난다는 사상이다. 이를테면 홍길동은 살면서 행한 선악에 따라 죽은 뒤 극락이나 지옥으로 갈 수도 있고, 개미로 태어날 수도 있다. 반면 영원 회귀란 영원히 다시 돌아온다는 뜻이다. 오늘 한 일이 그대로 반복된다. 즉, 존재의 쳇바퀴가 영원히 돌아가며, 모든 것은 사라져 없어져 버리는 동시에 다시 생긴다." ( p 132 ~ 133 )

 

문장은 니체가 차라투스트라를 통해 말하는 '영원 회귀'가 불교에서 말하는 '윤회'와 다르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렇듯 개념이 정확하지 않으면 올바른 이해가 되지 않는다. 차라리 두 개념 모두를 모르면 찾아 볼테지만, 윤회'라는 뜻을 알고 있다면 '윤회'를 '영원 회귀'와 묶어버려 나만의 방식으로 이해(?)하게 된다.

 

이 책은 논술을 준비(?)하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읽는 책이라고 했다. 인문학적 지식이 있는 분이 읽는다면 그리 재미가 없을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읽고 이야기를 한다면 달라질 것이다. 나라는 용매에 글을 녹이면 그 글은 그리고 생각은 내것이 되기 때문이다.

양장본이라고 해서 반드시 좋은 책은 아니다. 책을 읽는 사람의 자세가 더 중요한 거지. 책을 읽고 기본적인 개념을 이야기하면 튼튼한 개념이 정립될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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