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교과서 니체 - 너의 운명을 사랑하라 플라톤아카데미 인생교과서 시리즈 7
이진우.백승영 지음 / 21세기북스 / 2016년 2월
평점 :
품절


니체 - 삶을 사랑한 그의 이야기

 

간혹~ 사람들 중 이 책의 끝 페이지가 보이지 않았으면 한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먼 귀신 씨나락 까먹는 소리인가 싶었다. 고론데~ 이 책이 딱 그랬다. 페이지를 넘기면서 다음엔 어떤 이야기를 할까? 니체는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을까? 그러다가 뒷 페이지가 얼마 안남은 것을 알았을 때는 조금 조마조마했다. 니체의 이야기를 더 읽을 수 없다는 사실이 싫었다.

 

책을 나름 한 문장으로 요약해보고 싶었다. 내가 요약한 문장은, “위버멘쉬(Übermensch)적인 삶을 살지 않으면, 우리 삶은 데카당스(Décadence)에 가까워진다.”이다.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니체의 고민은 삶의 심연으로 들어가 이 고민이 왜 생겼는지 자아(self)에게 질문하는 듯했다. (니체는 ‘I'와 ’SELF'을 구분한다.)

 

보통 서평을 쓰면 내가 관심 있었던 구절, 그리고 책을 읽으면서 생각했던 바를 썼다. 그런데 이 책은 그러지 못하겠다. 한 페이지마다 줄을 치지 않았던 문장이 없었고, 구구절절 가슴에 와 닿는 말들이었다. 그만큼 내 삶에 대한 고민을 철저하게 하지 못했다는 반증일 것이다. 나의 삶에 대해서 고민을 했다면 니체의 말을 쳐낼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리지 못했다.

 

“니체에 의하면 행복은 승화된 불행이며, 불행이란 아직 수용되지 않고 작업되지 않은 행복이라 할 수 있다. 절망을 극복하는 방법은 ‘승화’다.” ( P 55 )

 

행복은 이제 숙제처럼 되었다. 행복에 대한 책도 많다. 그런데 왜 우린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을 할까? 각종 지표에서도 아이들, 어른 할 것 없이 우리나라는 행복의 순위에서 꼴찌다. 행복에 순위를 메긴다는 것도 이상하지만 여튼 우린 다른 나라에 비해서 상대적 행복감이 낮다.

 

그럼, 행복의 반대말이 불행일까? 불행하면 아플까? 고통이 있겠지. 니체는 이렇게 말한다. “지금까지 인류에게 널리 퍼져 있던 저주는 고통이 아니라, 고통의 무의미였다.” ( P 58 )

고통에 의미를 부여해야 진정으로 고통을 느끼게 된다. 그렇지 않을까? 어떤 일에 아파하는 사람을 보고 혹자는 이런 말을 한다. ‘그게 힘들어?’, ‘야! 나는 더 힘든 일도 있었어!’

그래~ 각자의 기준으로 고통에 의미를 부여하기에 상대방이 힘든 모습을 보고 이해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나의 기준으로 고통에 의미를 부여한다. 그래야 그것이 진정으로 아픈 고통이 된다. 고통이 무의미해진다면 그것은 고통이 아닌데 말이다.

 

니체는 이런 고통은 필연적이라고 말한다. “고통이 삶의 필연적 계기인 결정적인 이유는 따로 있다. 우리가 힘에의 의지Wille zur Macht의 주체이기 때문이다.” ( p 61 )

우린 항상 더 나은 삶을 살고 싶어한다. 그러기에 현실에 만족하지 않는다. 만족할 수 없기에 고통에 의미를 부여한다. 만족한다면 힘에의 의지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이런 의미를 거두면 행복할까? 그런데 현대인은 군중 속에서 고독하다. “고독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은 고독 속에서 마주하는 자기 자신을 견디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 p 176 )

 

"니체가 현대사회의 특징이라고 일컫는 세 가지, 즉, 유행, 여론, 그리고 순간이 지배하는 곳이다. (중략) 모여 있는 군중은 변덕스럽다. 혼자 있을 때는 스스로 생각하다가도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섞어놓으면 자기를 포기하고 다른 사람들의 의견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다. ( p 178 ) 결국, 군중 속에 있는 ‘나’는 진정한 ‘나’가 아니었다는 것이다.

 

이런 속에서의 대화는 어떤 의미가 있을까? “개념의 형성은 ”같지 않은 것을 같게 만드는 Gleichmachen des Ungleiche"과정을 거친다. 즉 대상의 개별성과 구체성과 독특성과 일회성은 배제되고, 일반성과 공통성과 평균성이 주목되며, 게다가 그 주목마져 특정 관심과 시각이 반영된 것이다.“ ( p 161 ) 니체는 대화는 오해라고 했다. 각자 자신만의 경험과 이해로 상대방의 말을 걸려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런 오해가 시작이라고 했다. 이런 한계를 가짐을 인정하는 것. 니체 만쉐~~

 

잘 정리하고 싶었던 책이었다. 그런데 정리하지 못하는 책이 되어버렸다.

‘정돈’의 개념을 니체에게 던진다면 어떤 대답을 할까? 이 책을 읽고 난 후 생각해보면, 니체는 ‘무질서’를 말하지 않을까? 질서없음은 현실의 삶을 충실히 살고 있다는 반증이며, 내일을 살아가는 나의 모습이라 말할 것 같다. 니체가 말하는 ‘이성적 죽음’을 대비할 때 비로소 ‘정돈’이라는 개념이 나온다고 니체가 말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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