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주 이야기 - 이슬과 불과 땀의 술 살림지식총서 533
이지형 지음 / 살림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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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리뷰] 소주이야기 - 붕어빵에 붕어없고 가래떡에 가래없다.

 

지금 우리가 일반적으로 마시는 소주는 '레알 소주가 아니다.'라는 것은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주를 찾는 이유는 제정신으로 살기엔 세상이 너무 힘들어서가 아닐까 한다. 취한다는 것은 이성을 잠시 내려놓고 본능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본능을 열심히 찾아가도 보면 만나는 이가 있다. 바로 주사다. 얌전히 먹고 들어가는 사람도 있지만 주사를 행하는 이도 있다.

 

학생 때는 버스나 지하철에서 비틀거리는 아저씨들을 보면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얼마나 힘든 일이 있었길래 저리 힘들어할까'라는 생각이 든다. 주사 부린지 어언 22년이 지나고 있다 ㅋㅋㅋ 나도 처음에 마실 때는 주사가 있는 편은 아니었다. 하지만 점점 나이가 들면서 주사가 나오기 시작했다.

 

소주가 증류주라는 것은 누구나 다 안다. "보리나 밀을 발효시킨 술을 증류하면 위스키(whiskey), 수수를 발효시킨 술을 증류하면 배갈(고량주), 포도주를 증류하면 코냑(cognac)이 나온다." ( p 12 ) 어떤 곡류를 쓰냐에 따라 술의 이름이 달라진다.

 

요즘 우리가 쉽게 마시는 술의 원료는 '타피오카'라고 한다. 카사바(cassava)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못생긴 감자라고 한다. 이렇게 타피오카로를 원료로하는 소주에 각종 감미료가 들어가는데 1980년대 이전엔 사카린이 들어갔고 지금은 스테비오사이드라고 한다. 사카린과 스테비오사이드는 단맛을 내는 첨가물이라고 한다.

 

증류주가 사라진 것은 제도적인 원인도 있다고 했다. 1965년 정부가 쌀로는 술을 빚지 못하게 했단다. 1965년 이전까지는 희석식 소주와 증류식 소주가 공존했다고 한다.

 

1996년까지는 자도주(自道酒) 의무판매제도가 있었다고 한다. 지금도 각 지방에 가면 각 지방 고유의 소주가 있다. 이렇게 각 지역의 소주업체를 선정해서 일정량의 판매율을 보장해주었다고 한다. 1996년부터는 완전자유경쟁에 돌입했다고 한다.

 

부산은 좋은데이와 C1, 대구경북은 참소주, 광주전남은 잎새주, 제주에는 한라산, 충북은 시원한 청풍, 대전충남은 린소주가 있다. 겨울 태백에서 처음보는 지역소주가 있었는데...

 

각 지역 소주가 있긴 하지만 지역을 대표한다고 보기 어려운 곳도 있다.

 

전북의 보배는 하이트진로가 인수했고, 충북소주는 롯데주류에 인수되었기 때문이다. 두산이 운영했던 처음처럼도 롯데주류가 운영하고 있으니 이제 소주업계도 대기업판이 된 것 같다.

 

요즘보면 '좋은데이', '시원블루', '잎새주', '한라산' 등이 보이기도 한다. 지역 소주가 수도권을 공략하고 있는 형국이다. 수도권에 지방소주가 많아졌으면 한다.

 

우리나라에서 유명한 소주 중 하나가 안동소주이다. 개성, 안동, 제주, 진도가 소주로 유명해진 이유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700년 전 몽골이 고려를 발판으로 일본을 치려고 했을 때 몽골의 병참기지가 개성, 안동, 제주, 진도라고 한다. 따라서 우리나라 증류식 소주의 기원은 몽골에서 찾을 수 있다.

 

'소주 한 잔 하자' 라는 말. 이 말에는 다양한 의미가 있다.

 

'힘든 오늘의 삶, 잠시 잊고 싶다.'라는 뜻일 수도 있고, '즐겁게 놀자.'라는 뜻도 있다. 이 말을 하는 사람도 듣는 사람도 시름은 내리고 즐거움은 올리기 매개체가 소주가 되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소주값 올리면 진짜 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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