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 국정운영을 말하다
시진핑 지음, 차혜정 옮김 / 와이즈베리 / 2015년 9월
평점 :
품절


한중일 정상회담을 한단다. 이제는 한일중 정상회담이라고 한다. 중국보다 일본이 먼저다. 그래 가나다순으로 말한다면 일본이 먼저 와야지. 그런데 지금까지는 왜 한중일 정상회담이라는 말을 사용했을까? 아직까지 나에겐 한중일 정상회담이 더 친숙한 표현이다. 역사교과서부터 시작해서 청산하지 못한 친일파까지. 우리나라에겐 일본은 먼 나라다. 하지만 행정부의 수반은 그런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시진핑 국정운영을 말하다를 읽으면서 서글펐다. 한 나라의 수반이라 한다면 자신의 국가가 어떤 체제를 구축해야 하고, 국민에 대해서 어떤 생각을 견지해야 하는지 시진핑은 그것을 잘 보여줬다. 허나 우린 어떤가?

다른 나라의 정상회담 내용을 발표하면서 질문을 잊어버리고, 자신이 했던 말을 지금 자신이 반박하는 모양새다. 우리도 시진핑 같은 국가 수반이 있었다. 하나 지금은 없다. 그래서 답답하고 그립고 그렇다.

이 책은 시진핑이 2012년부터 2014년까지의 연설문을 모아 놓은 책이다. 연설문은 누군가에게 말하는 형성이다. 자신의 생각과 앞으로의 비전 등 시진핑은 중국 국민을 위한 이야기를 한다. 그것도 아주 잘한다. 수첩에 적어서 한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읽어보면 그의 생각과 국민에 대한 생각이 얼마나 잘 들어나는지 안다. 누구처럼 멍~ 때리지 않는다.

인민은 역사를 창조하고 노동은 미래를 열어 줍니다. 노동은 인류 사회의 진보를 추진하는 근본적인 역량입니다. 행복은 하늘에서 저절로 떨어지는 것이 아니며, 꿈 또한 저절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의 목표를 실천하고 아름다운 미래를 창조하려면 반드시 인민에 의존하고 언제나 인민을 위하며, 근면하고 성실한 노동, 창조적인 노동에 의지해야 합니다.” (p 64)

이 말은 시진핑이 2013년 전국 노동모범 대표들과 나눌 때 한 말이라고 한다. “인민은 역사를 창조하고 노동은 미래를 열어 줍니다.”라는 문장. 인민에 대한 그의 생각은 역사를 만드는 사람들이다. 한 개인의 효심에 의해서 만들어지는 것이 역사가 아니고, 역사는 인민이 만든다고 했다. 우리나라에 지금 벌어지고 있는 모습을 보자. 시진핑의 이 한 문장은 역사를 바라보는 지도자의 시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알 수 있는 문장이다. 효심의 역사 말고, 인민의 역사 말이다.

중국의 꿈을 홍보하고 설명하는 작업은 당대 중국의 가치관과 밀접히 연결해서 진행해야 합니다. 중국의 꿈은 중국인민과 중화민족의 가치 인식과 가치 추구를 의미하며, 소강사회의 전면적 달성,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의 실현을 의미하며, 모든 사람이 중국의 꿈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꿈을 실현하는 것을 의미하며, 중화민족이 단결하여 노력하는 최대공약수를 의미하며, 중화민족이 인류의 평화와 발전을 위해 보다 큰 기여를 하고자 하는 진정한 염원을 의미합니다.” (p 202)

봤나? 한 나라의 통치자라면 이런 연설은 해야 하지 않나? 자신의 국가체제, 국가가 나가야 할 길에 대한 고민이 느껴지지 않나?

결론적으로 배우기를 즐겨야 발전할 수 있습니다. 중국 공산당원들은 학습을 통해 오늘에 이르게 되었으며, 앞으로도 학습을 통해 미래를 열어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간부들, 우리의 당, 우리의 국가와 민족이 발전하려면 학습하는 기풍을 대대적으로 조성하여, 배우고, 배우고, 또 배우며 실천하고, 실천하며 또 실천해야 합니다.” (p 496)

시진핑의 연설은 주옥 같았다. 우리도 이런 지도자가 있었다. 노무현 대통령이다. 국민에게 고개 숙였던 대통령, 다른 나라에서는 고개 숙이지 않았던 대통령. 약자에게 약하고 강자에게 강했던 대통령이다.

이어도가 우리 영토가 아니라고 하고, 역사를 뒤 바꾸려는 현재의 모습을 보면서 씁쓸하고 참담하게 읽었던 책이다.

한중일 정상회담을 한다고 한다. 두렵다. 무엇을 내줄지 모르기 때문이다.

정상회담, 고마해라, 마이 엿 먹었다 아이가.

시진핑의 이 문장이 가슴 속 깊이 파고든다.

정치는 민심을 따를 때 흥하고 민심을 거스를 때 망한다.” (P 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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