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 실수의 재발견
위르겐 쉐퍼 지음, 배진아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4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북리뷰] 우리는 누구도 완벽하지 않다.

통상 완벽이라고 하면 백분율로 100%를 말한다. 제목처럼 완벽을 추구한다면, 우리는 프로그램이 100% 로딩이 되기를 기다려야 하는 하나의 어플리케이션이라는 생각이 든다. 영화에서 보면 파일을 복사할 때 상태바가 나오면서 100%, File copy completed 라고 나온다. 하지만 우리는 살면서 1%일 때도 행동을 하고, 50%일 때도 행동을 한다. 100%가 되면서 행동하지 않는다. 따라서 당연히 실수를 연발할 수 밖에 없다.

회사에서 100%의 능력을 발휘하는 사람이 있을까? 무던히 그냥 넘어가는 것은 회사가 정한 루틴에 합당하기에 인정하고 넘어가는 것이라 본다. ‘네가 할 수 있는 업무는 이 부분을 충족시켜주면 된다.’는 암묵적인 약속이지 않나.

저자는 정말 여러 이야기를 풀었다. 그 중 처음 나오는 이야기는 암점(blind spot)이다. 암점은 한쪽 눈으로만 사물을 바라볼 때 약 2미터만 떨어져 있더라도 15x25 센티미터 정도의 구멍이 우리 시야를 가린다고 한다. 하지만 우리 뇌는 여러 수단을 동원해 이를 막는다고 한다. 완벽한 상태가 아닌데도 완벽히 본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기억이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은 다 알 것이다. 그런데 시약도 조작될 수 있다는 것이다. 뭘 보고 뭘 기록하는건지???

이 책의 키워드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휴리스틱(Heuristic - 발견적 방법론)이 있다. 너무 복잡한 문제를 발견하면 감정에 의지하는 것.

 

 

 

 

위의 문제는 그냥 보기에는 10이라고 답할 수 있다. 하지만 산술적인 식에 대입해 보면 그렇지 않았다. 머이기 어려운 것이야? 그러기에 우리는 휴리스틱에 의존한다. 낯선 정류장에 내려서 출구를 찾을 때 많은 사람이 가는 길을 따라가는 것처럼 말이다.

스위스 치즈 모델을 이용한 체크리스트는 인간의 사고가 얼마나 단조로운가를 설명해 준다. 단지 체크리스트를 만들었을 뿐인데, 항공기 사고는 예방이 가능하게 되었고, 병원 내에서 감염은 줄어들게 되었다.

항공기를 조종하는 기장과 환자를 돌보는 의사는 고도(?)로 훈련된 사람들이다. 그런데 이런 사람들의 훈련에도 실수를 하게 된다. 더 아이러니한 것은 손쉬운 작업일수록 실수가 연발된다는 것이다.

의학에서는 잘못된 지식이 상식이 되기도 한다. “가장 빈번하게 거론된 오류는 스트레스가 위암을 유발한다는 관념이었다. 이는 잘못된 추정으로, 그것을 반박하는 증거가 있는데도 꿋꿋하게 유지되었다.” ( p 228 )

책의 중반에 이런 구절이 있다.

모든 것이 지속적으로 흘러가는 것이 인생의 특징이라고 한다면, 완전무결함은 죽음을 의미한다. 완벽한 것은 이제 변화할 수 없고, 더는 발전할 수도 없다. 그것은 생명이 없는 그리스 대리석상과도 같다. 베른트 구겐베르거(Bernd Guggenberger)는 자유는 오직 실수를 너그럽게 허용하는환경에서만 자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실수가 허용될 때에 한해서 인간은 자유로울 수 있고, 진정한 인간으로 존재할 수 있다. 실수는 인간의 척도다. 나는 헤맨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 ( p 159 )

실수를 하지 않는 사람은 없다. 그러면 그는 사람이 아니겠다. 그래서 그를 신이라고 부르고 싶지는 않다. 실수를 통해서 배우지 않았다면 우리의 문명도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 실수를 용인하지 않는 우리 사회는 무엇을 위한 사회인지 모르겠다.

우리가 완벽하다고 믿는 지식도 오류투성이다. 전에는 당연한 지식이 지금은 잘못되었다고 말하고 있다. 오류가 진실이 되는 사회. 그런 사회가 무서운 사회이지, 오류를 인정하는 사회가 무서운 사회는 아니지 않나?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