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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계 수업 - 사람 때문에 매일 괴로운 당신을 위한
데이비드 D. 번즈 지음, 차익종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북리뷰] 나랑 잘 지내고
싶어?
관계 – relationship. 관계는 둘 이상의 대상간의 유대감을
말한다. 친구라는 단어에도 -ship이라는 접미사가 붙으면
우정이라는 뜻이 된다. 결국 이 책은 –ship에 대해서
말하는 것이라고 생각이 들었다. 접미사 –ship은 어떤
상태, 지위나 신분, 기술과 능력, 구성원 등의 뜻을 갖고 있다. Friendship, citizenship,
musicianship, membership 등이 이런 의미이고 이 책에서는 관계에 대해서 중점적으로 언급하고 있다.
그럼 관계 relationship은 무엇일까? Relation. 위에서 말했지만 관계는 대상이 있다. 태어날 때부터
맺어지는 가족이 아니라면 우리는 타인과의 관계를 맺으면서 살아가고 있다. 사회생활이라는 것도 사람간의
관계이니 우리는 가족을 제외하고는 다 이 인위적인 관계를 맺고 산다고도 할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우리는 살면서 무수히 많은 관계를 맺는다고 할 수 있다. 어떤
관계는 연인이 되고, 어떤 관계는 친구가 되며, 어떤 관계는
스승과 제자의 인연이 되고, 어떤 관계는 웬수가 되기도 한다. 이렇게
많은 관계. 어차피 혼자 살 수 없기에 관계를 맺어갈 수 밖에 없다.
그렇다면 상대방과의 관계를 잘 맺는 것도 삶을 잘 사는 방법이 될 수 있다. 일례로 우리가
먹고 살아야 해서 하는 일. 이 일을 하는 직장에서 가장 힘든 것이 인간관계 아니던가. 윗사람과 관계가 좋지 않아 퇴사하고 싶었던 적은 다 있을 것 같다.
그렇다면 관계를 잘 맺기 위해서는 무엇을 해야 할까? 그런데 갑자기
하버마스의 소통행위이론이 생각이 난다. 대학교 1학년때 이
책을 배웠다. 문제는 내가 이 텍스트를 읽을 만한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었다. 교수는 자기 책이라 끝까지 이 책을 고집했다. 그러고 보면 이때는
좋은 의사소통이 되지 않은 것이다.
책에서는 좋은 의사소통을 위한 3가지를 제안한다.
“좋은 의사소통은 세 가지 요소로 이루어진다. 잘 귀담아듣기(공감), 효과적인
자기표현(주장), 존중하기다. EAR라는 약자로 기억해두도록 하자. E는 공감(Empathy), A는 주장(Assertiveness), R은 존중(Respect)이다.” ( p 101 )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귀담아 듣고, 효과적으로 자기 이야기를 하며, 상대방을 존중하는 것이 좋은 의사소통이라는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다는 것은 곧 반대로 우리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귀담아 듣지 않고, 효과적으로 자기의 의사를 표현하지
않으며, 상대방을 존중하지 않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이는 여러 곳에서 나타난다. 사랑하는 연인끼리 관계가 멀어지는 것도
이 이유일 듯 하다. 관계가 지속되면 ‘오래된 연인처럼’이라는 단어를 쓴다. 초기에는 상대방의 이야기를 잘 듣지만, 나중엔 그렇지 않게 된다. 얼마 전 SNS에서 이런 대화를 봤다.
여 : 오빠 오늘 과장이
남 : 과장 나쁜놈
여 : 어.. 고마워…
위 대화에서의 초점이 무엇이었을까? 여자는 남자에게 하소연(?)을 하려고 했겠지? 물론 아닐 수도 있다. 뒷 이야기가 나오지 않았으니까. 남자는 또 그 이야기겠거니 짐작하고
자신의 이야기를 해버렸다. 그럼 책에서 말하는 효과적인 대화는 무엇일까?
저자는 무장해제, 생각공감과 감정공감, 확인질문과 내기분말하기, 달래기 등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 프로세스는 단계를 밟을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을 것 같다. 그
상황에 맞는 대화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
책을 읽다 보니 이런 생각이 났다. 우린 자신의 말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그래서 자신이 주인공이 되어 말을 하면 신나지만 타자의 말을 들을 땐 그렇게 신나지 않는다. 위에서 이 책의 리뷰 제목을 ‘나랑 잘 지내고 싶어?’라고 썼지만 실제는 ‘내가 노력해야 당신과 잘 지낼 수 있다.’가 될 것이다.
관계. 참 어렵고 복잡하다. 하지만
나를 내려놓고 상대방의 시선에서 바라 보려고 노력한다면, 이는 곧 상대방에게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동감 -> 감동.” 글자를
뒤집어도 뜻이 되는 것처럼 이렇게 뒤집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