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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장자를 만났다 - 내 인생의 전환점
강상구 지음 / 흐름출판 / 2014년 11월
평점 :
[북리뷰] 그때 장자를 만났다.
난 장자를 만난 적이 없다. 그와 이야기도 해 본 적이 없다. 예전 사람이니 당연히 그렇겠지. 하지만 글로 남겨진 그의 이야기를 이 책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저자의 다분히 주관적인 의견이 들어 갔을테고, 일정 정도 미화를 한 부분도 있으라 본다. 그렇지만 그게 매력이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책을 넘기면서 공감하는 말들이 많았다.
“이상하게도 뭘 해도 꼬이기만 할 때가 있다. 아무리 애써도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뭘 해도 안 된다. 파도가 오지 않은 때다. 기다려야 한다. 긴장은 풀고 마음 편하게, 그러나 새로운 파도에 언제나 올라탈 준비는 마친 채.” (116 페이지)
이런 경험을 한 적이 있지 않을까? 열심히 준비한 일인데 웬지 잘 맞지 않던 때, 하지만 꾸준히 하다 보면 이렇게 느낄 때가 있다. ‘그래~ 준비하니까 기회도 오는 거야.’ 어느 때는 되지 않다가 어떤 때는 내가 준비한 일들이 기회를 만나면서 잘 되는 때. 하지만 이렇게 되기까지 기다리고 준비했던 시간은 어떻게 다 말로 할 수 있을까? 어떤 사람은 2인자가 되어 좌절만 맛봤을테고, 더 심한 경우에는 패배자 정서에 사로 잡혀 자신을 책망했을 수도 있다. 그렇게 기다려 온 시간. 잘하는 것은 당연하지 않을까? 버텨온 다는 건 그만큼 날이 설대로 서 있는 상태일 테니까.
다른 문장은 호접지몽(胡蝶之夢)에 대한 이야기이다. “꿈에서 장자가 나비가 됐다. 혼자 신나게 날면서 자신이 장자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그러다 잠이 깼다. 깨고 보니 자신은 장자였다. 장자가 꿈에 나비가 된 것인가, 나비가장자가 된 꿈을 꾹 있는 것인가. 현실의 장자와 꿈속의 나비 모두 저 나름의 분별을 한다.” (281 페이지)
흔히 정신줄 놓고 멍~ 때리다 ‘내가 지금 뭐하고 있는 거지?’ 라며 정신이 되돌아 왔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인생이 탯줄 잡고 나와 밥줄 잡고 살다가, 정신줄 놓고 간다는데 우린 가끔 정신줄을 놓는다. 내가 나라고 인식하지 못하는 그 순간. 그 순간 우리는 무엇일까? 나를 모르는 나. 정신줄 놓은 나는 나인가? 이런 생각하다가도 이내 현실의 일에 되돌아 오지만. 잠시나마 이런 시간이 있어 머리도 휴식을 하는 것 같다.
어떤 사람이 탈레스에게 물었다. “무엇이 제일 어려운 일인가요?”, “자기 자신을 아는 것”, “그럼 무엇이 쉬운 일인가요?”, “남에게 충고하는 것.” (15 페이지)
캬~ 내 일은 중요하지 않은 일이 없다. 다 중요하고 다 어려운 일이다. 그렇지만 누군가 조언을 구할려고 한다면, 나는 이미 신의 경지에 올라가 있다.
‘아~ 그래? 그럼 이렇게는 해봤어? 내가 너 같으면 벌써 했겠다.’
아… 그럼 니가 하시던지. 너님 최고다.
그리 관심없는 상대방에게 이런 충고질을 매일 혹은 부정기적으로 한다. 그러면 뭐해. 다시 원점인데. 고민은 들어 달라는 것이지 해결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서로 고민의 상대방인 아닌 이상 풀 수는 없다. 결자해지라고 했는데, 왜 딴 사람들이 훈수를 두는지
2014년 읽은 책 중에서 가장 기억에 남을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