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요한 볼프강 폰 괴테 지음, 데키나 오사무 엮음, 김윤경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북리뷰]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

괴테가 읽어주는 인생은 괴테가 읽어주지 않는다. 내가 읽어야 한다. 읽어주면 고맙겠지만단순한 논리이지만 괴테는 지난 사람이다. 지난 사람의 글을 현시대의 내가 읽고 내가 깨우쳐야 한다. 같은 책을 다른 시간에 읽으면 느낌이 다르듯이 괴테의 시대에 느끼는 감정과 지금 시대의 느끼는 감정은 다를 것이다.

삶이 연속적이듯 우리의 경험은 자를 수 없다. 학교에 다니면서 학업을 하고, 연인을 만나 연애를 하고 취업과 육아 등 각자의 사이클에 맞추어 삶을 산다. 여기서 학업을 뚝 잘라 말할 수 없고, 연애와 인간관계를 잘라서 말할 수 없다. 이렇듯 자로 재듯이 살 수 있으면 그 일에만 충실하면 되지만 그렇지 않은 것이 우리 삶이니까.

하지만 글로서 표현하기 위해서는 각 chapter에 주제를 설정해야 하기에 이 책은 그렇게 쓰여졌다. 단문 형식의 책이라 처음부터 읽을 필요는 없다. 그냥 손이 가는 곳에서 책을 펴고 읽어도 무방하다. 앞뒤 바꿔서 읽으면 어때. 꼭 정해진 순서로 읽을 필요는 없으니까.

이성적인 교사라는 제목에 이런 문장이 있었다. ‘단 한 편이라도 좋은 시를 음미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 주는 교사가 다양한 과학 지식을 가르쳐 주는 교사보다 훌륭하다.’ 직업적으로 선생님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사람들이 있다. 난 이 사람들을 믿지 않는다. 직업으로 가르치는 선생이 어찌 선생일까? 선생이란 가르침을 주는 사람이다. 그렇다면 돈으로 받는 가르침이 가르침일까? 대학교 때를 생각해보면 난 교수들에게 별로 배운 것이 없다. 책을 보면 다 알 수 있는 것 들 뿐이었다. 배움은 가을 하늘에도 떠나간 여인에게도 지나가는 곤충에게도 있다. 지혜를 배우는 것이 중요하지 단순한 지식을 전달하는 전달자가 선생이라는 호칭으로 불리는 현실이 씁쓸하다.

이 책에는 읽으면 고개를 끄덕끄덕하는 문장들이 상당수 있다.

예를 들면,

내가 어리석은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내가 하는 말을 인정한다. 내가 올바른 말을 하면 그들은 나를 비난하려 든다. (p 178)

우리는 이미 알고 있거나 이해하고 있는 것만을 볼 뿐이다. (p 21)

온갖 도둑 중에서도 가장 악질은 어리석은 자다. 이들은 당신에게서 시간과 마음, 두 가지를 훔쳐간다. (p 23)

가을이라는 계절이 주는 묘한 매력 중 하나는 우리 모두를 철학자로 변화시키는 것이 아닐까 한다. 오 헨리의 마지막 잎새를 보면 눈물을 흘리고, 이를 승화하기 위해 잎새주를 한잔하면 이보다 더 좋은 가을은 없을 듯 한데잎새주를 판매하는 마트가 어디었더라

가을을 사색하며 무겁지 않게 읽기에는 안성맞춤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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