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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은 가우디다 - 스페인의 뜨거운 영혼, 가우디와 함께 떠나는 건축 여행
김희곤 지음 / 오브제 / 2014년 9월
평점 :
[북리뷰] 스페인은 가우디다
지극히 개인적으로 유럽 국가를 좋아하지 않는다. 뭐 문화나 철학적으로
배울점이 있긴 하지만, 이들 유럽 국가들은 대부분 제국주의 국가였다.
영국을 해가지지 않는 나라라고 부른 것은 그만큼 식민지가 많았던 나라였고, 스페인 무적함대라고
부른 것은 해군력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들을 침략했던 나라들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 지극히 개인적으로
유럽 국가들을 선호하지 않는다.
스페인을 여행하고 싶은 생각은 없다. 뭐 이렇게 보면 여행할 나라가
어디 있겠냐 싶지만. 가우디라는 이름을 들어본 적이 없다. 건축이나
스페인에 관심이 없어서도 일 수도 있고, 여튼 가우디는 이 책을 통해서 처음 알았다. 책에는 가우디가 만든 건축물들이 삽화로 같이 실려있다. 사진을 보고
있자니 위대한 건축가라는 생각이 들긴 한다. 내가 보았던 건축물들 하고는 전혀 다르고 멋지다는 생각도
든다.
가우디는 태어날 때 폐병과 류머티즘 관절염을 앓고 태어났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치료할 수 없었지만 살아남았다. 가우디의 대학교 졸업 설계 주제는 병원이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지만 대학원생의 연구주제는 대부분 지도교수의 연구이지 않나?
하지만 가우디는 자신만의 디자인을 제출했고, 낙방했다고 한다. 어디나 교수라는 자리는 input만 있고 output은 없는 자리 같다. 경직된 사고의 전형이 교수사회일 테니까. 좌우당간 다른 교수들의 지원으로 다시 설계를 했고 건축가가 되었다.
책에서는 가우디의 건축물을 소개하면서 그 당시의 스토리도 함께 이야기한다. ‘직선은
인간의 선이며, 곡선은 신의 선이다.’라는 제목이 마음에
들었다. 카사 비센스는 직선과 곡선의 중간 지점에 있는 인간적인 건축물이며 가우디의 처녀작이라고 한다. 사진으로만 봐도 멋스러운 건축물 같다. 그리고 보면 우리나라의 건축물
중에서 이런 건축물이 없는 것이 안타깝다. 한옥도 한옥마을에나 가야 보이고, 낙안읍성이나 가야 옛집들이 보이니까. 이런 건축물들과 현대의 건축물들이
조화롭게 되어 있는 스페인이 부럽기도 하다. 뭐 우리나라는 외침도 많고, 한국전쟁으로 인해 많은 건물이 부서진 이유도 있지만.
가우디의 과거, 현재, 미래를
함축하고 있는 건물이 성가족 대성당이라고 한다. 사진으로만봐도 건축물의 웅장함을 느낄 수 있다. 직접가서 보면 더 멋지겠지만 그럴 기회가 있을까 싶기도 하다. 이런
건축물은 아니지만 예전 호주에 갔을 때 멋진 성당을 본 적이 있다. 하도 오래되어 성당인지 교회인지
이름은 잘 모르겠다.
이런 건물이 실용적인 건축물은 아니지만 건축물이 갖는 함축적인 의미는 무시할 수 없겠지? 미술가는 그림으로 음악가는 음악으로 건축가는 건축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한다.
그렇게 본다면 가우디는 참 멋스러운 사람 같다는 생각이 든다. 자신의 생각을 굽히지 않고
대학의 졸업작품을 냈고, 역경을 거치며 스페인의 유명한 건축가로 이름을 남겼으니까.
가우디라는 사람을 통해 스페인 건축이 꽃을 피웠다니 부럽기도 하다. 우리나라의
건축물도 과거와 현재, 미래가 공존하는 모습으로 탄생하길 바란다. 외국의
건축물이 아무리 멋스러워도 우리만의 색이 없으면 그건 우리의 문화가 아니라 서구의 문화일 테니까. 외국에서
물먹었다고 외국 형식만 들여온다면 그것은 한국의 건축가가 아닌 외국의 건축가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