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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감은 틀리지 않는다 (영화포스터 커버 특별판)
줄리언 반스 지음, 최세희 옮김 / 다산책방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북리뷰] 20대와 60대 사이의 40대 이야기
“넌 아직도 감을 못 잡는구나.” 이
말은 말하는 화자만 알지 청자는 알지 못하는 말이다. 책에서 베로니카는 토니에게 이 말을 한다. 20대 때도 60대 때도 똑같다.
결국 베로니카는 토니를 무시한 행동을 했다고 생각한다. 20대 때 사랑하는 사이였다면 정확하게
자신의 감정을 이야기해야 한다. 독심술이 있는 사람도 아닌데 어떻게 상대방의 기분을 알 수 있을까? 그리고 독심술이 있기는 있는 것일까?
토니, 베로니카, 에이드리언
그리고 사라. 이 얽힌 관계 속에서 분노와 적개심, 그리고
회한이 섞인 소설이다. 소설이긴 하지만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한다. 음… 사라만 빼면 어느 정도는…
“친구에 친구를 사랑했네~”라는
노래가사가 있다. 김건모의 “잘못된 만남”이라는 노래도 있다. 남녀간의 사랑이라는 것이 규정할 수 없는 범주이기에
대상이 누구이건 사랑이라는 멜랑꼴리한 감정이 내 가슴에서 몽글몽글 일어나면 그 감정을 주체하기는 힘이 든다. 그래서
“한 번 말은 해볼까?” 라고 생각도 해보고, “아냐 그러면 안되지.”라고 자신을 타이르기도 한다. 하지만 난 한 번 말은 해보자는 주의라… 뭐 그렇다능…
토니와 베로니카는 여느 20대처럼 사랑을 했다. 토니의 말처럼 그 시대의 남녀와 지금의 남녀 관계는 그리 다르지 않다. 사귀면
응당 신체적인 관계를 갖는 요즘처럼 토니의 시대도 그랬다. 요즘은 남자보다 여자가 신체적인 관계를 해봐야
한다는 설문조사가 있는 것을 보면 성적인 부분에 있어서 여성이 더 개방적인 시각을 갖는 것 같다. 여튼
토니는 베로니카를 사랑했다. 하지만 베로니카는 그러지 못했다고 본다.
헤어짐을 전제로 관계를 갖는 베로니카. 이후 베로니카는 에이드리언을 만나게 된다.
베로니카와 에이드리언이 만난다는 사실을 안 토니는 광분을 한다. 자신의
친구와 옛 애인이 만난다는 사실은 지금도 그리 달갑지 않다. 토니는 광분하여 둘에게 편지를 쓴다. 말이 편지지 악담을 다 토해냈다. 이해는 한다. 하지만 하지 말아야 할 행동을 한 것은 사실이다.
이성이라는 놈과 본능이라는 놈이 항상 우리 머리에서 싸움을 한다. 어느
쪽이 승리하느냐에 따라 행동이 결정되는 것 같다. 이 편지로 인해 토니는 아무런 피해를 보지 않지만
에이드리언은 그렇지 않았다.
에이드리언의 자살은 어쩌면 당연했을지도 모른다. “심적인 평형상태가
끊어졌기에 자살을 한다.”는 에이드리언의 말이 이해가 된다. 자신이
갖고 있던 가치관이 송두리째 날라가 버리면 자신을 지키고 있던 자아도 사라지기 때문이다. 자아가 사라진
객체로 남은 육체에서 에이드리언은 삶을 이어갈 수 없었을 것 같다.
삶도 죽음도 하나라는 말이 있다. 에이드리언은 죽음으로 자신의 삶을
이어갔을 것 같다.
줄리언 반스의 책은 처음 접했다. 생각보다 빨리 읽히고 스토리 전개도
지루하지 않았다. 소설이라는 장르를 그리 좋아하지 않지만 이 작가의 차기작은 기대할 만 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