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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플레이션 시대 - 양적완화와 환율전쟁이 초래하는
이명준 지음 / 북투어스 / 2014년 3월
평점 :
절판
[북리뷰] 인플레이션 시대
자산이 어떤 종류인지에 따라서 인플레이션을 받아들이는 입장은 다를 것이다. 현금(통화) 위주로 자산이 형성되어 있다면 인플레이션은 자산의 하락으로
다가올 것이다. 하지만 실물자산, 예를 들어 부동산인 경우는
인플레이션이 즐겁다. 우리가 경제적인 기준을 말할때는 항상 기준년도가 있다. 주가지주 100이란 것도 1980년을
기준으로 보는 것처럼 인플레이션도 기준을 갖고 말한다. 물가 상승률을 예로 들면 2014년 물가 상승률은 2013년을 기준으로 한다. 2013년 물가상승은 2012년 대비로 이야기를 한다. 그렇다면 물가상승은 복리의 개념이 된다. 이렇게 본다면 인플레이션도
복리의 개념으로 바뀔 수 있다. 실물자산이 복리의 수익으로 증가한다면 이 얼마나 즐거운 일인가?
금융권에서 왕왕 이야기할 때 선진국에 비해서 우리나라는 부동산의 비중이 높아 은퇴생활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한다. 만약 이 책에서 말한 것처럼 하이퍼 인플레이션이 온다면 돈은 휴지조각처럼 되어 버릴 것이다. 오히려 술 마시고 빈 병을 모아 놓은 사람이 더 많은 자산을 축적하게 된다.
이런 쫌 아이러니가 아닐까? 금융자산을 늘리라곤 하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비는 없지 않은가? 만약 하이퍼 인플레이션이라면 집을 부셔서 생활하는 편이 더 낳을지도 모르겠다.
이렇듯 우리는 경제에 대해서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는 환경에 서 있다.
저자는 인플레이션 중에서 양적 완화로 이어진 환율전쟁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다.
하지만 아쉽게도 양적완화와 환율전쟁에 대한 부분에 대해서 할애한 양은 그리 많지 않다. 기존에
이야기된 부분을 재 기술한 정도다. 책은 읽다보니 경제 분야 초급에 해당하는 서적이란 느낌이 강했다. 불필요한 통계 그래프가 너무 많았고, 저자의 통찰력이라기 보단 시나리오
같은 느낌으로 기술한 부분이 있어 책 읽는 즐거움이 반감되었다.
그렇다고 잘 못 쓰여진 책은 아니다. 술술 읽히면서 이해하기 쉽게
쓰여진 것은 이 책의 장점이다. 저자의 말처럼 미국에서 촉발된 금융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퍼져나갔으나
이는 미국만의 문제는 아니였으니까.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은 대미 수출로 잘 먹고 살았지 않나? 미국인들의 비만(양적완화)이
주는 축복으로 먹고 산 우리들이니 미국이 다이어트(출구전략)를
한다고 해서 마냥 미국만을 비난할 수도 없다. 소비가 심해 사채를 끌어다 쓴 사람들을 우리는 한심하게
쳐다본다. 하지만 이렇게 사채업을 가능하게 돈을 빌려준 것은 곧, 우리들이었다.
미국에 국채를 꾸준히 사준 우리들이다.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는 식의 비난 돌리기는 현상황을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 이런 비난 돌리기로 나타나는 것이 바로 각국의 화폐전쟁이라고 볼 수 있을 것이다.
곪은 건 터져야 새살이 난다. 하지만 이 고름엔 우리 서민들의 고통이
함께하니 더 큰 문제일 것이다. 앞을 볼 수 없는 안개 낀 아침의 모습을 보는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