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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심을 보았다 - 분노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
이얼 프레스 지음, 이경식 옮김 / 흐름출판 / 2014년 3월
평점 :
[북리뷰] 양심은 용기로
발휘된다.
책 제목을 보면서 ‘양심을 보았다’가
무슨 뜻인가 했다. ‘분노할 것인가? 침묵할 것인가?’라는 부제는 이 책의 논점을 잘 설명해주었다. 처음 책을 읽을 때는
무슨 이야기가 이렇게 나오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계속
읽고 있자니 다큐 프로그램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사회자가 설명을 하고 그 당시 사건의 사람들이
회고를 하는 식으로 진행되는 느낌을 받았다.
이 책은 참 무겁다. 전쟁 상황에 대한 이야기가 처음에 나온다. 전쟁 상황에서 특히나 나치의 유대인 학살과 유고슬라비아에서 크로아티아인과 세르비아인의 인종 전쟁에서 양심(?)은 어떻게 나타날 수 있을까? 전쟁이란 상황은 상대방을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는 상황이다. 죽음의 이유, 살인을 저지르는
이유는 명확하지 않다. 일반 현장에서의 살인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다.
상황이 우리를 그렇게 내몰고 있기에 그런 방향으로 흘러간다. 만약 당신이 상대방을 죽이지
않는다면 자신이 죽는 상황에서 “이 상황은 인간이 할 짓이 아니다. 그러기에
난 이 상황을 받아들이지 않고 이 사람들을 살리겠다.”라는 당신의 맘 속에 있는 양심이 작동할 수 있을까? 만약 이런 상황이라면 난 그렇게 하지 못할 것 같다. 나중에 전쟁에
대한 정신적인 문제를 겪는다 하더라도 난 이 상황에서는 내 목숨을 연명할 것 같다.
요즘 ‘공익제보자’란 말을
한다. 어떤 회사나 상황하에서 그 상황을 잘 아는 내부자가 그것을 세상에 고하는 사람들을 말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을 다른 이름으로 지칭하는 용어가 있으니 그건 바로 ‘내부고발자’이다. 좀 급박하게 표현을 하자면 ‘조직을
배신한 자’라고 할 수도 있겠다. 많은 사람들을 위해서 잘못된
상황을 고칠려고 세상을 향해서 고함을 치지만, 이런 분들은 그 조직 안에서는 더 이상 발을 붙일 수
없다.
이런 상황하에서 당신의 양심은 작동할 수 있을까? 양심이라고 한다면
떠오르는 말이 있다. 바로 ‘시대 양심’이란 단어다. 우리 사회에서 ‘민주화’를 이루어내기 위해서 많은 이들이 시대 양심을 발휘했다. 이 시기에는
많은 이들이 이 시대양심을 발휘했기에 피해(?)를 보는 이들은 그리 많지 않았다. 아니 많았겠지만 이 시대 양심으로 다시 일어설수 있었을 것이다. 많은
정치인들이 이를 이용하니까.
하지만 전쟁상황과 공익제보자들은 그러하지 못하다. 자신이 피해를 볼
수 있는 상황을 다 알면서도 자신의 생명과 이익을 멀리하고 타인과 세상을 위해서 소리를 친다. 이런
부분에서는 분명 양심을 볼 수 있다. 양심이란 단어 하나이지만 이 단어 하나로 생을 마감할 수도 있다. 그렇다면 우린 왜 양심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할까?
저항의 가치를 다른 3장에서 레일라의 말에서 우린 이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왜냐하면 옳은 일이니까요. 그건
그러니까… 잘 모르겠어요. 그렇게 애야 할 것 같아요. 옳은 일이니까요. 내가 하는 행동이나 내가 마음속에 품는 의도들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내가 살아가는 삶 속에서.” p 335
레잉라의 말은 자신의 삶 속에서 자신이 하는 행동이나 의도가 어떤 의미를 지녀야 한다고 한다. 그건 옳은 일이니까. 그렇다면 우린 우리 삶 속에서 얼마나 옳은
일을 하고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