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관리 메뉴얼?

새로 만든 내몸 사용설명서
마이클 로이젠, 메맷 오즈 지음, 유태우 옮김 / 김영사 / 2014년 2월

[북리뷰] 내몸 사용설명서

내 맘도 컨트롤하기 힘든데 하물며 자신의 몸을 잘 알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 눈에 보이지 않는 감정이라는 것도 컨트롤하기 힘들다. 우리는 흔히 영화 같은데서 보면 “내 몸은 내가 잘 알아”라는 말은 한다. 이 말을 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큰 병에 걸린 상태다. 눈에 보이는 몸인데 이 몸도 관리하기 힘들다. 보이는 건데 보임에도 관리하기 힘들다. 내 몸을 들여다 볼 수 없기에 관리는 더 힘들겠지. 뭐 내 몸을 잘 관리한다면 큰 병에 걸리지도 않겠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의과대학 학부생이 된 느낌이랄까? 그리고 ‘사실인가 거짓인가?’의 코너와 ‘토막상식’에서는 우리가 통념적으로 알고 있는 상식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이 통념이 잘못된 상식인 것도 상당히 있었다. 일반적으로 귀지를 제거하기 위해서 귀를 파는데 귀지를 제거하는 방법은 미네랄 오일로 제거한다고 한다. 난 이 내용을 처음 알았다 ^^

중간 중간 삽입된 그림을 보면서 든 생각은 이런 그림을 교과에서 봤으면 좋았을걸 이란 생각이 들었다. 교과서에는 어려운 그림이었는데 책에 나온 그림은 알기 쉽게 그려져 있었다. 교과서라고 해서 꼭 리얼리티를 살릴 필요성이 있나 싶다. 배우는 학생들에게 이해를 쉽게 하는 것이 더 좋다라고 본다.

우리 몸의 각 기관과 호르몬을 설명하면서 나중엔 우리의 근육운동에 대해서도 나와있다. 그림으로 운동하는 법을 설명하였고, 몸 건강에 대한 Q & A까지 깔끔하게 실려있다. 의학에 대해서 상식이 많은 편이 아니기에 이 책을 읽으면서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줄을 쳐야 하는지도 모르겠고 읽을 때마다 새롭게 아는 것 같아 그냥 나에겐 의학 개론서로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시간이 좀 흐르면서 드는 생각은 해부학을 배웠다는 생각도 들었고, 질병에 대한 정보를 얻었다고 생각도 들었다. 성에 대해서도 나와 있었고.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이 책은 각 chapter가 독립적인 포지션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암에 대해서 알고 싶다면 암에 대한 chapter를 읽으면 되고, 면역체계를 알고 싶으면 그 chapter를 읽으면 된다. 내가 알고 싶은 부분에 대해서 알 수 있어 나중에 다시 보고 싶을 때 그 chapter만 찾으면 된다. 건강보다는 의학에 대한 초점을 맞춘 책이라고 생각했지만 다이어트 매뉴얼도 있었다^^

우린 어떤 제품을 구입하게 되면 사용설명서를 읽는다. 매뉴얼대로 따라서 하면 그 제품을 마음대로 작동시킬 수 있다. 하지만 우린 태어나면서 몸을 갖고(?) 몸과 함께(?) 태어났다. 우린 엄마 몸 속에서 성장했지만 세상을 맞이할 땐 몸이 함께 있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부모님이 우리를 컨트롤할 설명서는 따로 없었다.

제품도 10년 20년 사용하면 고장이 난다. 사람의 몸이라고 그렇지 않을까? 사람도 태어나면서 쓰고 있는 이 몸을 몇 십 년 사용하면 고장이 난다. 100세 시대라곤 하지만 그 중간 중간에 자동차처럼 부품을 교체하면서 살수는 없지 않은가?

우리 몸에 대해서 조금 더 잘 안다면 건강 관리를 더 효율적으로 하지 않을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