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과 실제역사의 절묘한 조화!!

813의 비밀 ㅣ 까치글방 아르센 뤼팽 전집 4
모리스 르블랑 지음, 성귀수 옮김 / 까치 / 2002년 5월

어렸을때 읽었던 계몽사문고 중 '기암성'의 뒷 해설에 뤼팽이 나오는 장편소설 중 '기암성','813','호랑이 이빨'이 가장 뛰어나다고 평한 부분이 있었다. 그 다음부분에선 그 중 '813'은 세계10대추리소설에 들어가는 최고의 명작이라고 나와 있었다.

'기암성'(더불어 '괴도신사 뤼팽')에서의 멋진 뤼팽의 활약에 반한 나는 거기서 나온 그 소설들을 읽고 싶었지만, 구할 길이 없어 어쩔 수 없이... 기암성과 괴도신사 뤼팽을 몇번이고 읽으면서 아쉬움을 달래야 했다. 그리고 거의 10년이 흘러... 나는 그렇게 읽고 싶었던, 813을 읽게 되었다. 더불어 뤼팽이 나오는 다른 소설들도...

처음에 이 책을 봤을땐 500여 페이지의 두꺼운 책이라... 정말 읽기가 겁이났다. 하지만, 그 두려움을 어릴적 그 기대감을 끌어내어 쫒아내 버리고 읽기 시작하니... 손을 뗄수 없는 긴장감과 기대감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한번에 읽을 수 있었다.

'뤼팽은 자신만의 근거지를 만들기 위해(그리고 딸의 행복을 위해) 사건을 꾸민다. 그러나 뤼팽에 필적하는 강적이 나타나 모든계획을 망쳐버리고, 뤼팽 곤경에 빠뜨리며, 파멸로 몰아간다. 뤼팽은 거기에 굴하지 않고, 특유의 기지를 이용해 결국 모든 사건의 실체를 알아내고 만다.' 이게 이 책의 주요 줄거리 이다.

줄거리만 보면, 정말 간단하고 유치한 이야기로 보일지 모른다. 하지만, 작가 르블랑은 그 간단한 이야기에 실제역사를 접목시키고, 전작들보다 훨씬 발전된 추리기술을 사용하여 멋진 추리소설을 써내었다. '기암성'에서도 '에귀유 크뢰즈'라는 실재하는 바위(?)를 사용해 프랑스의 역사를 이용하기도 했었는데, 이 책은 그것보다 훨씬 더 자세하게 실제 역사를 인용하고 있다. 허구와 실제역사에는 틈이 조금이라도 존재할텐데도, 이 소설은, 그 틈이 느껴지지 않을만큼 사실적이었다. 특히, 허구로 인해 틀어지기 직전인 역사를 원래 역사대로 돌리는 끝부분의 반전은 정말 인상적이었다.

뤼팽이 계속 적에게 당해, 곤경에 빠지는 모습이 안타까웠지만, 사실적이고 빠르게 흘러가는 전개는 이 책을 한시도 덮지못하고 끝까지 읽어버린 원동력이라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