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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민트 맛 소녀시대 - 20세기 소녀의 레트로 만화영화 에세이
백설희 지음 / 참새책방 / 2025년 3월
평점 :
〈달의 요정 세일러문〉, 〈천사소녀 네티〉, 〈카드캡터 체리〉, 〈꾸러기 수비대〉 등 어린 시절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만화영화들을 다룬 에세이다. 옛 기억 속에서 먼지와 함께 잠들어 있던 만화영화의 이름이 등장할 때면 나는 여지없이 그때 그 시간과 장소로 가 있었다.
저자는 어린 시절에 자신이 세일러문을 좋아했던 까닭은 무엇인지, 왜 해리 포터보다는 빨간 머리 앤이 되고 싶었는지, 〈천사소녀 네티〉가 특별하게 다가왔던 이유는 무엇인지 등에 대해 논리적으로 근거를 제시하며 독자들을 설득한다. 눈앞에 그려지듯 선명하고 현장감 넘치는 이야기들은 개인 차원의 기억을 넘어, 동시대를 경험했다는 보편적인 공감대로 독자들을 이끈다.
게다가 만화영화의 감독과 제작사, 작화와 관련된 비하인드까지 줄줄 꿰고 있는 저자의 치밀함 덕분에 전혀 관련 없어 보였던 만화 간 연결고리를 발견할 때면 퍼즐을 맞춘 듯한 명쾌함이 느껴지기도 했다.
저자는 매번 솔직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후 독자에게 당신의 경우는 어땠는지 질문을 건넨다. 그중 가장 첫 번째 질문, “그러니까 묻고 싶습니다. 당신의 세상은, 어디에서부터 시작되었나요?”(13쪽)에는 내가 그랬듯 당신도 시간을 거슬러 가볼 것을 제안하는 다정함이 담겨있다.
이를 기점으로 “엄청 좋아했지만 지금은 잊고 사는 것들”(13쪽)을 떠올리며, 나의 시작을 되짚어가는 나만의 추적극이 시작된다. 오랜만에 마주하는 어린 시절의 설렘과 다시 돌아갈 수 없다는 연연한 마음이 교차하다 보면 어느새 마지막 페이지에 이를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