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천하무적 돌아온 꼬마 니콜라
르네 고시니 지음, 장 자크 상페 그림, 이세진 옮김 / 문학동네 / 2006년 2월
평점 :
품절



 말썽꾸러기 천방지축 꼬마의 그림일기를 훔쳐보는 기분, 딱 그 기분이다. 완전하게 니콜라로 변신해 니콜라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니콜라의 말투로 이야기한다. 거기에 장 자크 상페의 삽화가 더해지면!!! 50년 전의 꼬마 니콜라는 여전히 동네를 뛰어다니고 있다. 50년이 지나도 그 모습 그대로!

 장 자크 상페의 그림은 누구에게나 사랑받고 있고 그 '누구'에는 나도 포함된다. <얼굴 빨개지는 아이>, <라울 따뷔랭> 등 간결하고 짧으면서도 재기 넘치고 메시지까지 담고 있지만 따뜻한 시선이 주된 그 만의 이야기 방식은 정말 좋아한다. <꼬마 니콜라> 또한 그의 대표작인 것은 알았지만 접할 인연이 없었다. 최근 50주년을 맞이한 꼬마 니콜라는 영화로도 제작되고 알려지지 않았던 이야기들도 출간되는 등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 그 물결에 따라선지 도서관에서 책들을 살펴보던 중 눈에 밟혀 꺼내어 단숨에 읽어버렸다.

 클로테르는 우리 때문에 자기가 기관차를 몰 수 없을 거라고 했다. 자기는 어른이 되어서 기관차 운전사가 되고 싶었는데, 어제 생일 파티 이후로 아빠가 다시는 생일을 챙겨 주지 않겠다고 했기 때문에, 자기는 영영 어른이 될 수 없을 거라고 했다. (P. 99)

 조직은 만들자마자 해산, 점심시간이면 앞에서 뒤로 그 날의 메뉴를 전달, 생일날 초대받아 간 클로테르 집에서의 난장판으로 클로테르는 아빠에게 더 이상 생일을 챙겨 주지 않겠다는 충격적인 선언까지 듣게 된다. 어른의 시선으로 보기엔 참 말썽쟁이이고 귀찮고 성가실 것 같은 녀석들뿐이지만 이 책을 펼치는 순간 나 역시 그 말썽꾸러기 시절 꼬마 녀석으로 돌아가게 된다. 말썽, 속 썩임으로만 보이던 행동들엔 그 만의 이유가 있고 나름의 원리가 있음을 깨닫게 된다. 오히려 그를 이해하지 못하는 엄마, 아빠, 선생님이 더 답답할 뿐이다.

 실컷 그 녀석들과 온 동네를 뛰어다니다 보니 어느새 마지막 장이 덮였다. 너무나도 신나고, 정신없이 즐거운 순간들. 그 소중한 순간들과 마주하게 해준다. 말썽꾸러기 녀석들의 힘은 정말 대단하다. 

( 100128 - 10012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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