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니체가 눈물을 흘릴 때> 를 읽고

40살이 된 부유한 유대인 의사 브로이어는 치료를 거부하는 ‘니체의 육체적 질병 뿐만 아니라 절망’을 치료하기 위해, 역으로 자신의 절망을 치료해 주길 요청한다. 니체의 철학이 실제로 삶에 유용한지 적용해 보자고 한것이다. 니체는 사후 100년이 지나야 자신의 철학적 가치를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스스로 이야기 할 정도로 그를 이해하고 추종하는 제자가 없는 고독한 철학자이기에 브로이어로서는 대담한 제안을 한 것이다. 사실 브로이어는 자신의 환자였던 베르타라는 젊은 여인에게 온통 마음을 빼앗겨 실제 삶에서는 죄책감 때문에 아내를 멀리하고 있었고 그 증상은 점점 심해졌다. 니체와 자신의 증상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눌 수록 그는 정말 솔직해져서 급기야 아내를 버리고 자유로운 삶을 위해 베르타를 찾아떠나게 되는데..

저자 얄롬은 이 책을 통해서 철학자 니체와 부유한 유대인 의사 브로이어의 절망을 니체의 철학적 사유와, 브로이어의 대화요법인 심리상담 및 최면요법을 통해서 치유되는 모습을 보여준다. 1882년 빈을 배경으로 동시대를 살아간 니체,프로이트, 브로이어에게 일어났음직한 이야기다. 실제 브로이어는 프로이트와 함께 무의식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그들 모두의 친구였던 빈의 시인이자 철학자였던 지그프리트 리피너는 니체를 브로이어에게 진찰을 받게 하려 했었다고 하니 정말 역사가 될뻡한 이야기다. 그리고 두 거장의 사상과 심리상태를 소설로 구성한 얄롬은 스텐포드의과대학의 정신의학과 명예교수이며, 심리치료 분야에서 세계적인 권위를 인정받고 있는 정신과 의사이다. 얄롬의 <나는 사랑의 처형자가 되기 싫다>는 작년에 개인적으로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책 중에 하나였다. <니체가 눈물을 흘릴때>가 거의 600페이지에 달하는 두꺼운 책이지만 후반부로 갈수록 더욱 속도가 붙을 정도로 재밌게 읽었다.

운명을 사랑하라

‘당신이 말했던 ‘시간의 욕망’ 때문에 지난 2년간 나 자신이 나이 들어가는 것에 상당히 놀랐죠. 난 맹목적으로 싸우려고만 했어요. 실제의 적이 아니라 내 아내를 공격했고, 급기야는 전혀 구원을 베풀 수 없는 사람들의 팔에 매달려 절망적인 도움을 청했던 거지요., 브로이어는 머리를 움켜쥐며 잠시 말을 멈췄다.
‘당신 덕분에 제대로 된 삶을 영위하는 열쇠는 우선 필연적인 것을 욕망하고 그런 욕망의 대상을 내 의지로 사랑하는 것임을 깨달았어요. 이것 외엔 더 이상 말할 게 없군요.’

니체는 자유를 위해 현재 자신의 삶을 내평겨치는 것이 아니라, 운명을 수용하고, 그 운명을 사랑하라. 그리고 진정 자신의 삶을 자신이 선택하고자 하는 권력의 의지(타인에 대한 것이 아닌다.)를 가져야 한다고 이야기 한다. 그동안의 태생적,문화적,교육적 운명의 한계에 갖혀 순간 순간 펼쳐지고 있는 이 지금을 알아차리지 못하고, 그리하여 지금을 살아가지 못하고 자유라는 환상에 사로잡혀 고통을 겪고 있음을 깨달아야 한다. 지금을 깨어 선택하지 못하면 또한 모든 것을 먹어치우는 시간이라는 포식자 앞에서 생명을 구걸하고 죽음을 회피함으로서 참다운 삶을 잃어버리게 된다. 환상에서 비롯되는 고통으로부터 마음을 자유롭게 하기위해서는 삶을 수용하는 용기와 모든 것을 털어놓을 수 있었던 두 사람의 솔직한 대화와 신뢰가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고독은 공유될 때 더 이상은 고독이 아니다.

니체가 눈물을 흘린다. 예전의 친구들에게 외로움을 견디다 못해 아픔을 공개적으로 털어놓고도 곧 스스로 낯설고 부끄러워 자신을 혐오했고, 다른 사람이 자기 이야기를 털어놓는 것도 허락하지 않았던 니체가 브로이의 용기와 솔직함, 그리고 자신을 끝까지 신뢰해 준 덕분에 그는 자신의 가장 깊은 이야기를 끄내놓게 된다.

‘이상해요. 하지만 내 생애 가장 깊은 내면에서 나의 고독을 드러냈을 때, 바로 그 순간 그 고독이 눈 녹듯 사라지다니! 내가 다른 사람들과 접촉해 본적이 결코 없었다고 당신에게 말했던 그 순간이야말로 다른 사람이 나에게 접촉하도록 허용해준 최초의 순간이죠. 엄청난 순간이군요. 마치 아주 커다란, 내 속의 얼음덩어리가 갑자기 쩍 갈라지면서 산산조각 난 것 같아요’
‘역설이군요! 고독은 오직 고독 속에서만 존재하고, 일단 같이 공유되면 그것은 소멸합니다.’

일반적으로 부부관계나 일에서 오는 힘듦이 사실은 사람들에게 보여주기 싫은 자신의 감정을 계속적으로 억루르다 보니 생기는 것이라고 한다. 그리고 그것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방안 중 하나로 20~30분 정도 친한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털어놓는 것이라고 한다.

말하기와 듣는다는 행위는 건강한 관계를 위한 가장 기초적인 것임에 틀림없다. 나의 부끄러움을 털어놔도 나를 비난하지 않을 안전한 사람을 찾기 위해 상담을 하는 것은 아닐까? 진실한 대화는 그런면에서 치유에 가깝다. 내가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인가? 나에게 그런 시람이 있는가!

마지막으로 환상에서 깨어난 브로이어는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 똑같은 일상이지만 순간 순간은 나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음을 직시하면서 말이다. 브로이어처럼 자신의 운명을 껴안을 수 있을까. 철저하게 고독했던 철학자와 그 누구도 부럽지 않은 성공적인 의사, 두 사람의 절망이 치유되는 과정은 극적이면서도 동시에 지적으로도 충분히 아름답다.

http://aladin.kr/p/sGviQ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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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한 중심 환한 미소
이병철 지음 / 민들레 / 2015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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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시를 읽는다.
시집 중에 `마지막 꽃잎` 꽃대를 자르다가 문득
이 꽃을 향해 날아오는 나비와 벌의 마지막 입맞춤을
위해 마지막 황홀한 입맞춤을 위해 손이 멈추는 순간을 노래한 시에서
그리움이라는 화두 속에 삶의 의미를 더욱 깊이 길어올리는 시인의 마음에
가슴이 저릿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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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뭐하고 살지? - 지금 시작하는 생존 프로젝트
박태현 지음 / 중앙books(중앙북스) / 201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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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마흔 지은이의 이야기처럼 녹록치 않은 시기임에는 분명하다. 그런 마흔 마음의 방황은 사회 속에서의 중간리더로서, 집안에서는 가장으로서 느꼈을 법한 이야기들을 통해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이야기를 자신의 이야기로 풀어나가고 있다. 마흔에게 던지는 일상적인 물음에 대한 작은 통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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