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색연필 스케치북 / 행복한 엄마 다른별 아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쉬운 색연필 스케치북 24색으로 그리는 일러스트 2
아키쿠사 아이, 별사탕들 지음, 박선영 옮김 / 팩컴북스 / 2010년 1월
평점 :
절판


언제부터인가 난 슈퍼맨이 되어야 했다. 동화구연은 기본, 만들기에 그림 그리기, 심지어 강인한 체력으로 백만불짜리 에너자이저 딸아이의 놀이감(?)까지. 실로 벅차고 험난한 고난의 하루하루가 아닐 수 없다. 학창 시절, 체육시간만 되면 "비여 내려라.제발"하고 기도를 일삼는 나였고 미술시간엔 열정보단 한숨을 더 많이 품은 나였지만 그래도 엄마라는 명찰를 받을 때부터 이미 그 모든 재능을 조금씩은 부여받는 게 아닐까 싶은 생각이 드는 건  힘들어 하면서도 어떻게든 순간순간 그 일들을 해내고 있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재능이란 게 천부적인 능력에 열정과 의무를 더한 정도여서 그럴싸한 결과를 내긴 쉽지 않다. 그래서 엄마들은 전문가들의 노하우를 엿듣고 대놓고 베낀다. 우리집 책꽂이에도 만들기책만 5권이다.  

 유난히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딸아이는 늘 내게 엄마 우리 공룡 그려보자. 아빠 그려보자. 심지어는 산타할아버지까지 수시로 그려보잔다. 헐~~~ 대충 시늉만 내는 나의 하찮은 솜씨에도 방글거리는 딸아이에게 조금 미안하다. "그래 엄마가 마쉬멜로우같은 그림 그려줄게. 기다려 봐."  결심했다. 누가 봐도 노력한 티는 내자. 그럼 그리기책을 봐야 한다.  

 "쉬운 색연필 스케치북"은 좀더 그럴싸한 그림 그리는 방법을 알려주는 딸기쉐이크같은 그림책이다. 우선 색감이 이쁜 색연필을 주 재료로 하고 있다. 제조사별로 색감이나 묽기, 색깔 까지 상세하게 알려주어 필요에 따라 구입할 수 있는 팁을 제공한다. 친절하게 스케치북까지 질감과 크기, 용도별로 설명해주어 고맙다. 심지어 깍는 방법, 혼색까지.  미술전문가가 아닌 일반인에겐 생소하고도 신기한 정보다. 그리고 실기편에선 그림에 사용된 색연필의 종류와 색깔, 색을 섞는 스킬까지 상세하게 알려주고 있다. 거듭 말하지만 친절한 설명책이다. 아마도 이 책의 저자가 일본이어서 그런게 아닌가 싶기도... 

 우리 딸아인 한동안 테디베어 그리기 (P 82~87)에 푹 빠져 나를 괴롭혔는데 어쩔 수 없이 여러 장 직접 보고 그릴 수 밖에 없었다. 책에서 권하는 색연필도 스케치북도 구비가 안된 상황이었으니까. 그래서 일까? 아님 타고난 나의 부족한 재능때문이었을까. 비슷하게 그려내는 것이 힘들었다. 색연필 그림의 장점인 따뜻하고 말랑한 느낌이 거의 없었다. 실망한 것은 딸아이가 아니라 나였다. 그리고 욕심을 부려본다. 당장 색연필하고 스케치북 사야지. 아. 의욕을 일으키는 마법의 책!!! 

 노력으로 나의 가치를 높일 수 있기에 실용서들이 나온다고 생각한다. 확고한 전문가들의 영역이라고 생각한 그리기에도 이래저래 많은 실용서들이 있지만 깜찍하게 자신을 알리고 싶다면 욕심내서 읽고 실천해 볼만한 책이다. 특히 아이를 둔 엄마라면 조금 부지런을 떨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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