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색연필 스케치북 / 행복한 엄마 다른별 아이>를 읽고 리뷰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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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한 엄마 다른 별아이
별이 엄마 지음 / 시아출판사 / 2010년 2월
평점 :
품절
"내가 조그만 별 하나 품고 있다는 걸 누가 알까." 라는 음악은 내가 딸아이를 가졌을 때 즐겨 듣던 태교음악이다. 가사가 참 예뻐서 항상 배를 어루만지며 "사랑아 넌 하나뿐인 소중한 존재야. 내게 와 줘서 고맙다." 말했던 기억이 새롭다. 생각해 보면 그 짧은 가사 한 줄이 내 아이를 이해하는 중요한 키워드인 것 같다. 애초부터 나와는 다른 행성에서 존재한 생명체. 그래서 반드시 나와는 다르고 다를 수 밖에 없는 숙명적인 이방인이 내 사랑하는 아이인 것이다. 그걸 알면서도 난 때로 "넌 누굴 닮아서 이렇게 어수선하니?" 딸아이를 꾸짖는다. 나와 닮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세상 모든 엄마들의 공통된 고민은 내 아이를 잘 키우고 싶지만 그게 맘처럼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선의 끝도 모르겠고 이해의 한계도 알 수 없는 모호한 관계. 그것이 부모와 자식의 운명인 건 아닐까.
하지만 때로 이런 나의 투정이 사치스럽다고 느껴지기도 하는데 그건 병명을 알 수 없는 장애를 가진 조카를 바라볼 때이다. 3살 정도의 지능과 약간의 의사표현, 밥을 서너번 오물거리며 삼킬 수있는 정도의 약하디 약한 그 아이는 14살이 지금도 "아아바" 하고 아빠를 부른다. 애당초 이 아인 우린 은하계가 아닌 다른 은하계에서 온 아이가 분명하다. "별이" 처럼 말이다. 우리 주위에 존재하는 소중한 아이들도 우리 은하계에서 온 아이와 다른 은하계에서 온 아이들도 나눈다면 우리가 정상인의 범주에 넣지 못하는 수많은 장애아들은 후자에 속할 것이다. 또 그 아이들의 엄마들이 느끼는 괴리감과 자괴감, 당혹감은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때로 tv를 통해 소개되는 자폐아들의 모습에서 우린 그 마음의 상처를 이해하기도 하지만 과연 그 깊이는 얼마나 될까. 솔직히 그들을 보며 난 얼마나 이기적인가를 깨닫곤 하는데 그건 "우리 아이가 정상인이어서 정말 다행이다."는 말이 목구멍에서 맴돌 때이다.
"행복한 엄마 다른 별 아이"라는 책을 읽으며 또다시 이기적인 나를 발견하였다. 미안한 이야기지만 자폐아인 별이를 키우며 하루를 전쟁치르듯 살아가는 별이 엄마를 보며 "하느님 정말 감사합니다. 앞으로 울 딸내미 혼내지 않고 키울게요. 정말 감사합니다." 몇 번을 되뇌였다. 그리고 내 아이에게 감사하고 만족하려는 마음이 움찔한다. 아이를 잘 키우기 위해 읽는 책이 육아서라면 이 책이야 말로 최고의 육아서라 생각된다. 건강하게 태어난 아이에게 감사한 마음을 가지고 있다면 그 어떤 욕심을 부리겠는가... 그렇게 내 아이와 적당한 거리를 두고 인정하게 되는 넓은 마음을 가지게 해준 고마운 책이다. 또한 자폐나 장애아를 둔 부모들에겐 더없이 힘이 되리라 생각한다. 일반인들과 자신들 사이에 작은 이해의 통로를 마련해 주기 때문이다. 나역시도 전문용어나 생활에서의 힘듬을 많이 알게 되었으니 말이다. 아직 5살 어린 나이지만 내 아이에게 꼭 일러 두고 싶은 말이 있다. "서빈아 우린 모두 외계인이야. 그러니 서로 이해하고 양보해야만 해. 그게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방법이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