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가는 대로 해라 1
앤드류 매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룩스북 / 2001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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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인을 위한 권장도서로 선정하면 좋을것 같다. 서술방식은 어린이도 알아들을수 있을만큼 간단명료하지만 어느정도 실패와 좌절을 맛본 어른만이 100% 이해하고 공감할수 있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우선 처음 에피소드부터 ‘맞아, 나도 그런 비슷한 경험을 한적이 있어'라는 탄성을 유도하며 가슴에 푹 꽂힌다.

저자가 아직 열살난 소년이였을 당시 애지중지하던 축구공을 잃어버려 찾아 다니던 중 만삭의 임산부와 마주친다. 임신부의 둥그런 배를 보고 자기 축구공을 숨긴게 틀림없다고 생각한 소년은 축구공을 내놓으라고 당당히 호통치지만 당연히 배안에 들은건 축구공이 아니었고 소년은 이 일을 계기로 주위의 임신부들를 처음으로 의식하게 된다는 에피소드.

이처럼 우린 바로 눈앞에서 대롱거리는 사실조차 좀처럼 보지못하다 어떤 일을 계기로 갑자기 그것을 인식하게 되는 경향이 있다. 나로 말할것 같으면 가족들과 부대끼며 살았기에 연인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해 선보라는 제의를 몽땅 거절하다 부모님이 늙어가고 혼자의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 시점에서야 결혼의 필요성을 깨닫았다. ==;

<마음가는 대로 해라>라는 제목이 암시하듯 자신이 진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면 돈과 명예는 자연히 따라온다는 말은 식상할정도로 많이 들었겠지만 엄연한 사실.

나 자신도 미소하나마 이런 축복받은 경험을 하는 행운을 누렸다 . 국민학생시절, 숙제는 꼬박꼬박하는 모범생이였지만(?) 공부에는 관심이 없어 시험공부한번 한적이 없었고 당연히 성적은 중간을 맴돌았다. 헌데 어느날 갑자기 문제집 푸는데 재미를 붙여 시간만 나면 책상에 앉아 문제집을 풀었더니 졸업식땐 우등상이란 커다란 선물을 받게 되었다. 역시 학자타입은 아닌지 나중에 공부에 대한 흥미는 줄어들었지만 그 당시 내가 학문에 느낀 그 순수한 재미와 내 인격이 재편성되는 그 경험은 아직도 내 맘속에 기적(?)으로 자리잡고 있다.

마지막으로 책의 구성도 부담감 없어 마음에 든다. 10개의 주요 주제가 더 작은 주제로 나뉘어져 무료함을 느낄새도 없이 후다닥 읽어 해치울수 있고 중간중간에 간추려 논 작은 주제는 핵심을 한눈에 이해하는데 용의하다. 여기에 저자가 집적 그린 재치스런 개그컷이 들어가 친근한 느낌을 한층 더하는데 마지막장 ‘먼저 자신을 변화시켜라’의 커버 일러스트가 유난히 기억에 남는다.

골퍼가 V자로 갈라진 나무가지 사이에 걸린 골프공을 살리기 위해 다리를 180도로 벌려 양쪽 가지에 부착시킨채 고전하고 있는 중인데도 입가가 찢어질 정도로 웃고 있는 그림으로 마지막장의 주제를 잘 표현한 일러스트다. 살다보면 여러번 궁지에 빠지지만 그럴때마다 머리를 쥐어짜고 좌절하는대신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지면 일이 더 잘 풀리수도 있다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세상을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고민하는 사람들…이 책을 읽고 조금이라도 해답을 얻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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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가지 슬픔
엘리자베스 김 지음, 노진선 옮김 / 대산출판사 / 200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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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으면서 난감했다. 평소 책을 읽을땐 분류에 따라 한가지만이라도 깨닫음이나 지식을 얻으려 노력하는데 이 책은 저자가 불우한 환경속에서 자신을 자학하고 주위에 반항하는 당황스럴만큼 처참한 일들의 연속이였기 때문이다.

강철같은 의지와 피나는 노력으로 방해물을 싹둑싹둑 자르고 자신의 길을 개척해 나가는 인간승리사도 아니고 결국 한국인 혼혈아의 파란만장한 삶에 대한 한국인들 그 특유의 흥미에 편승해 낸 그렇고 그런 책이란 말인가라는데 생각이 미치자 차라리 그시간에 다른 책이나 읽을걸이라는 후회도 들었다. (재미야 있었지만)

끝에 가서야 주인공은 불교를 통해 어느정도의 자기성찰에 이르는데 이는 그때까지 그녀가 받은 고통과 거기에 수반하는 ‘자기학대’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그러면서 문득 깨닫은건 사람은 본질과 감수성이 달라서 같은 일을 당해도 다 다르게 반응하는구나였는데 어떤 사람은 부럽게도 강인하게 일어나 꾿꾿히 앞으로 나아가는가 하면 어떤 사람은 타고난 무감각함으로 별다른 타격도 안받고 금새 또 다른 현실을 따라나서는가 하면 또 어떤 사람은 엄청난 휴유증에 시달리며 절망의 늪속에 빠져 허우적거리기도 한다.

엘리자베스 킴은 이중 제일 후자에 속하는데 오랜 시간 괴로워하며 자신을 좀먹는다는 점에서 첫번째 유형보다 효율성은 떨어져도 깊은 고통을 못느끼길래 자기성찰 또한 불가능한 두번째 유형보단 인생의 진정한 의미를 깨닫을수 있는 ‘선택받은’ 사람이라 하겠다.

비록 상처를 받아들이고 치료하는 방법은 제각각이라 해도 아픔의 기억과 흉터는 모두에게 남는데 어린시절의 상처는 더더욱 평생을 따라다니는 트라우마를 남기는것 같다. 열악한 환경속에서 사회적으로 성공해도 안에는 어떤 이해할수 없는 결점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을 접할수 있는데 이 들은 빌 클린턴과 이 책의 저자 엘리자베스 김처럼 부도덕적인 성관계에 집착하든지 해서 자신들의 욕구불만을 표출시키는것 같다. 안타까운건 어릴적 환경은 말그대로 타고나는것이기 때문에 어쩔수가 없는데 여기서 운명론이 나오는 것일 테지.

허면 최상의 방책은? 최상인지는 모르지만 남들보다 몇갑절 더 불우했고 극심한 자기학대 과정을 거쳤던 작가가 고맙게도 우리들에게 제시한 해결책은 설사 자기가 그런사람이라 해도 미워하고 외면하는 대신 스스로를 자애롭게 대하고 현실을 직면하라는 거다. 병이 무섭다고 병원에 안가면 치료조차 할수 없는것처럼 괴롭다고 자신의 치부를 감추면 영영 진정으로 성숙할수 없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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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퍼스트레이디
고승현 / 밀알 / 199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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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내내 한편의 잘 쓰여진 학술적 논문같다는 느낌을 지울수 었었는데 아니나 다를까 저자가 석사학위 논문을 위해 수집한 자료를 바탕으로 쓴 책이라 한다.

논문적 성격을 띄고 있느니만큼 이 책은 저자의 목소리가 강하고 확실한 결론이 있다.재판관이 망치를 탕탕 내려치며 판결문을 낭독하듯 각각 영부인에 대해 객관적이고 명확한 평가를 내리는데 이상적인 영부인의 조건으론 대략 다음것들을 꼽는다. 여론에 밝아 대통령이 그릇된 쪽으로 나가면 바로잡아주는 진정한 야당이 될수있을것. 영부인으로서 사회활동에 호연지기가 있을것. 공과사를 구분할것. 검소하되 지위와 본인 스타일에 어울리는 외모를 구비할수 있을걸. 모든면에서 육영수 여사는 거의 만점를 받은 반면 이순자 여사를 비롯한 일부 영부인은 낙제점을 먹었다.

이 책의 진정한 강점은 비난의 소지가 되었던 영부인들의 처신에 대한 뒷배경을 설명해줌으로 그들을 이해토록 도와주는 저자의 상냥한 배려다.

인의 장벽을 설치해 독재정치를 초래한 프란체스카 여사가 영부인으로서 낙제였다고 결론짓지만 그녀의 행위는 정치적 의도에서가 아닌 이방인인 그녀가 한국에서 유일하게 의지할수 있던 상대, 그녀 삶의 기반인 남편 이승만대통령에 대한 과잉보호에서 비롯되었음을 알려준다. 마치 개인적인 감정이라도 있는듯이 유독 흑독한 평가를 내린 이순자 여사에게도 이런 배려는 마찬가지다. 이순자 여사가 사치스럽다고 인식된건 화려한 복장탓이 큰데 이는 소문만큼 수가 많거나 무늬가 화려했기때문이 아니라 순수한 색을 선호하는 한국민족의 정서에 어긋난 강렬한 색깔의 한복을 애용한데서 나온 알파효과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한 화제에 촛점을 맞춰 밀도있게 분석하다 또 다른 화제로 시간적으로 훌쩍 건너뛰는 구성도 이색적이다. 기억에 남는 예로 이승만 독재 정권이 한창일 무렵 프란체스카 여사와 박마리아와의 관계에 대해 한참 분석해놓고 다음장을 보면 어느새12년이랑 시간적 갭을 뛰어넘어 이승만 정권의 몰락과 함께 하와이로의 하야가 코앞으로 다가와 있다. 이런 급작스런 시간적 연출이 책의 흐름을 끊어놓기는 커녕 신선한 느낌을 주니.

마지막으로 친근하고 조리있는 저자의 필체도 칭찬하고 싶다. 일일이 다 기억할수는 없지만 박대통령이 정문이었으면 육영수 여자는 후문이였다는등 적절하고 알아듣기 쉬운 비유법들로 이해를 도왔다

단순한 흥미위주가 될수있는 토픽인데도 사실에 충실하고 조리있는 논문형태로 쓰여져 안심하고(?) 읽을수 있는 <한국의 퍼스트 레이디> 마치 좋은 논문을 한편 읽고난 후처럼 뿌듯함을 맛볼수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실없는 상상 하나. 우리나라에 남편에게 피해가 갈까 몸을 사리는 내조가 아닌 힐라리처럼 사회전면에 나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영부인이 탄생하려면 과연 얼마나 기다려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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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공하는 사람에겐 표정이 있다
정연아 / 명진출판사 / 1997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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몆년전 이책이 여성지에 소개되었을때 막연히 얼굴표정에 관한책인줄 알았는데 읽으면서 올바른 자세, 워킹, 제스쳐, 매너등을 일러주는 일종의 챠밍스쿨 지침서라는걸 알게 되었다.

그렇다면 차라리 컬러그래픽에 설명을 덧붙이는 시각적 구성 방식을 따랐으면 더 나았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앞의 절반은 저자가 ‘표정연구가’로 일하면서 겪고 느낀 외모가 인생에 끼치는 영향에 대해서인데 이론적으로 결점이 많을 뿐더러 채프터 하나 정도로 압축되도 충분히 전달될 요점을 너 무 끈것같다. 또 이미지 메이킹 테크닉으로 치닫는 후반부는 활자적인 설명과 얼마간의 흑백 그림만으로 띄울게 아니라 풍부한 컬러 그래픽을 실얻으면 훨씬 효과적이었을것 같다.

전반은 너무 추상적일뿐 아니라 무리하게 미소와 성공을 결부시키려고 해 신뢰성이 떨어진다. 예를 들면 이런식이다. ‘찰스 황태자를 사로잡은건 다이애나의 상큼한 미소가 아니였을까,’ ‘오디션에 떨어진 비비안 리가 스카알렛역을 거머쥘수 있었던건 그 애뜻한 미소때문이 아니었을까’ . 매력적인 미소가 이들의 목적을 이루는데 한몫 했음은 틀림없지만 다른 중요한 요인들은 언급도 안하고 미소만 부각시키는건 다분히 편파적이다.

또한 ‘웃는 얼굴에 복이 들어온다’로부터 조금 의미가 빗나간 ‘웃는 얼굴에 침 못뱉는다’라는 속담도 있듯이 웃는게 좋다는건 어제오늘 알려진 얘기가 아니고 내 자신도 기분이 침울할때 다른 사람의 밝은 미소를 보고 기분이 사르르 풀리는 경험도 했지만 너무 미소를 남발해도 곤란할것 같다. ‘미소’은 ‘나는 이런 사람이요’하고 대변하는 일종의 ‘명함’인데 알맹이가 기대에 못미치느니 ‘마인드 콘드롤’을 해 책임질수 있는 만큼만 성의껏 웃는게 장기적으로 안전하지 않을까.

눈치챘을지 모르지만 난 이 책에 다소 거부감을 자지고 있는데 이는 학생이 공부를 싫어하는 것처럼 뭐든지 너무 앞서가는 요즘 사회에 대한 내 자신의 한심한 불만일지도 모른다. 저자도 밝힌대로 외모와 매너를 가꾸는 것은 엄연한 자기 개발이고 자신감을 높여줄뿐더러 처음 만난 사람들이 타인을 판단하는 첫번째 잣대가 외모인이상 이 책에 나온 충고대로 따르는게 유익하다. 이렇게 영리를 따지기 시작하면 웃는것 역시 고역스럽지만지만 세상에 쉬운일은 없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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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희망의 증거가 되고 싶다 - 가발공장에서 하버드까지
서진규 지음 / 북하우스 / 199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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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나쁜것은 희망없이 산다는 것입니다’ 이 멋진 글을 처음 접하는 순간 퍼뜩 떠오르는 글귀가 있었다. ‘The society without future is hopeless’ 미래가 없는 사회는 희망이 없다. 고등학교 시절 조지 오웰의 <1984>년을 정독할당시 선생님이 칠판에 쓴 글인데 미래에 대한 기대와 갈망 없이는 발전 또한 없단 의미해서 이책의 저자가 위에 쓴 글과 일맥상통하는것 같다.

모름지기 자선전은 저자 인생에 획을 그은 굴직굴직한 ‘사건’들로 엮어지기 때문에 현실보다 극적으로 비쳐지기 마련이지만 서진규씨의 삶은 ‘호랑이 굴에 들어가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산다’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을 정도로 아슬아슬한 도박의 연속이엿다.

40년대 한국, 남존여비사상이 짙은 가난한 집안의 딸로 태어나 좌절을 겪은 서진규씨는 비슷한 처지에 있는 여자들처럼 보편화된 고생길을 택하기보단 죽더라도 후회없이 자신의 역량을 마음껏 펼쳐보기 위해 식모로 채용되어 미국으로 떠난다.

빈손으로 건너간 그곳에서 웨이트리스로 일하면서 영어공부를 하고 대학도 다니는등 '꿈’과‘희망'에 다가가는듯 했으나 많은 여자들이 그러듯 결혼후 안의한 생활에 물든다. (경리로 일하며서 집안 생계를 책임졌기 때문에 이 또한 기혼녀의 일반적인 '침식'과는 차이가 있지만)

하지만 운명은 그녀에게 평범한 인생을 허락치 않는듯 평생 그녀의 자기개발의 원동력이 된 고난을 이번에도 내렸다. 출산한지 얼마 되지도 않는 몸을 이끌고 그녀는 지옥같은 결혼생활로부터 탈출하기 위해 군이란 극단적인 선택을 하고 발등에 떨어진 불을 끄는데 급급했던 당시의 그녀에게 소위 우리들이 말하는 구체적인 ‘꿈’이나 ‘희망’따위를 간직할 여유가 있었을것 같진 않다. 차라리 끝까지 자신을 놓지 않는 부대뽀 정신이라고 정의하면 모를까.

허면 인생 종친것 같던 저자는 어떻게 ‘꿈’을 이룰수 있었나? 간단명료하지만 맡겨진 일에 죽자사자 매달렸기 때문이다. 자신보다 열네댓살은 어린 동료들 틈내에서 힘든 육체훈련과 영어의 한계등 수많은 절망스런 난관에 부딪힐때마다 도망가거나 포기하는 대신 스스로에게 사명감을 부여하고 자신과의 대화를 통해 앞으로 나아갔다. 그에 걸맞는 훌륭한 실적을 올릴때마다 자신감은 그만큼 불어났고 서진규씨의 이 의지는 나중에 약해지는 시력을 회복시키는 초인간적인 힘을 발휘하는 경지에까지 이른다. 그녀는 호랑이 굴에 들어가 호랑이를 잡는데 선수가 된것이다.

어머니 또래 한 여인의 인간승리에 감탄하며 단순히 재밌게 읽었을지 모르는 이책이 특별하게 다가오는 건 아직 자신의 일을 찾지 못한채 방황하고 있는 현재의 내 처지때문일 것이다. 매달리는 심정으로 책을 집어들었고 열의로 충전된 내 의식이 몸밖으로 뛰쳐나와 당장 뭔가를 실행해야 할것같은 충동을 느끼기도 했다. 머리가 식은 지금은 사람은 다 자기선이 있고 자라온 주위 환경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수 없다는 안의한 쪽으로 생각이 기울지만 현재의 일에 충실하는게 최선의 방책이란 것도 확인했고 삶에 대한 전의도 다졌다. 내 현실에 깊숙이 와 닿는책 그래서 이 책은 내게 별 다섯개짜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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