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자, 반디야 한솔 마음씨앗 그림책 42
가브리엘 알보로조 지음, 김난령 옮김 / 한솔수북 / 2015년 7월
평점 :
절판


가브리엘 알보로조 글과그림/김난령 옮김/한솔수북/2015

 

까만 밤중에 뭘하는 걸까? 빨간 목두리를 두른 여자 아이는 병을 하나 들고 있어요. 불빛이 마치 비누방울처럼 떠 있어요. 제목으로 추정해 볼 때, 노란 불빛은 반딧불이인 모양입니다. 

 

작가는 반딧불을 좋아했다네요. 애니메이션 스튜디오와 고고학 관련 등 다양한 분야의 일러스트를 했구요. 세상에, 15살에 시사 잡지에 만화를 그리기 시작했었대요. 

 

속표지를 보니, 아인 빨간 스웨터를 입고 있어요. 노란 불빛이 그려진 병을 꼭 껴앉고 웃고 있습니다. 반딧불을 병 속에 담아왔나 봅니다. 기분이 좋은 모양입니다. 

 

아! 아이 이름이 니나군요. 사이드테이블엔 달님 데스크램프가 방을 비추고 있습니다. 아인 토끼 인형을 꼭 껴앉고 자고 있습니다. 행복해 보이지만 아인 깜깜한 밤을 무서워 합니다. 

 

어릴 적엔 불만 꺼도 겁이 났던 기억이 납니다. 어둠은 온갖 무시무시한 상상을 하게 하고 헛 것을 보여줍니다. 거기에 무슨 소리만 나도 귀신이 나타나는 것 같은 공포에 질리곤 했었는데, 이 아인 괜찮을지...

 

아니나다를까! 어느 날 밤, 전기가 나갔대요. 깊이 잠든 엄마 아빠는 불러도 소용이 없네요. 무시무시한 그림자가 휘젓고 다니던 그때, 창 밖으로 보인 환한 빛에 니나는 밖으로 달려나가 반딧불 한 마리를 유리병에 넣어 데리고 들어옵니다. 방에 있던 어둠은 쫓겨 나갑니다. 

 

잠도 같이 달아난 니나는 이불 속에서 반딧불이에게 책을 읽어주고 소꼽놀이, 그림자 놀이도 합니다. 그런데 반디가 병 바닥에 눕습니다. 더디 깜빡이고 방도 어두워졌습니다. 

 

아이는 자신이 아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반디에게 힘을 주려고 하지만 아무 소용이 없었어요. 그러다 문득 깨닫습니다. 반디불이 나무 아래로 나간 니나는 병뚜껑을 열어 반디를 날려보냅니다. 

 

창밖의 은은한 빛에게 잘자라고 인사한 니나는 잠이 들고, 반디들은 니나에게 '예쁜 꿈 꿔'라고 인사합니다. 

 

검정, 하양, 빨강, 노랑 네 가지 색만을 씁니다. 전체적으로 검정 바탕은 밤의 '깜깜함'과 반딧불의 '환함'을 극대화합니다. 아직은 어려 사랑이 가득하길 바라는 아이의 마음과 어둠을 무서워하는 두려움이 동시에 '빨강'으로 표현됩니다. 이를 사그러뜨리는 환함과 밝음은 흰 색과 노란 포인트로 살고 있어요. 

 

다른 빛이 없는 세상에서 반딧불이들의 꽁지빛은 니나에게 다른 세상을 만들어 줍니다. 엄마도 아빠고 자느라고 봐주지 못하는데 자기만을 비추어주며 외롭지 않게 비춰줍니다. 그리고 니나는 반디도 생각할 줄 알게 됩니다. 기운잃고 꺼져가는 반디를 친구들에게 보내줍니다. 무서움도 보내버리구요. 

 

니나의 이야기는 아이들이 갖는 어둠으로 인한 두려움을 공감하게 합니다. 내 품으로 온 반딧불이에 신이 나겠지요. 깜박임이 줄어드는 반디를 보면 안타까와 할겁니다. 어떻게든 살려내려고 같이 동동거릴거구요. 

 

니나가 반디를 내보내야 하는 걸 깨닫는 과정에서 뜨는 부분이 있긴 하지만, 반딧불이 만들어준 인사는 아이들에게 반짝이는 선물이 되리라 기대합니다. 나와 너를 생각하게 하는 그림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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