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욕구 바깥바람 12
폴 디엘 지음, 하정희 옮김 / 바람의아이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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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여곡절 끝에 책을 받고 보름을 넘겼다. ‘사랑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자아는 왜곡 되고, ‘애정이 교육적이고 발전적인 역할을 한다고 역설하는 저서임을 이해하는데 지나치게 시간이 걸렸다.

 

저자 약력에 의하면 저자 폴 디엘(1893-1972)은 심리학자이며 교육철학자이다. 덕분에 나는 좀 어렵게 읽었다. 나의 인지구조에서는 스키마라 부르는 화면의 조정이 필요했다. 어렵지도 생소하지도 않은 내용이었음을 아는데 역시 한참의 시간이 지나야 했다. 200 쪽 분량의 저서에서 반을 넘겨서야 그래서?’라는 의아함이 해결되기 시작했다. 사랑의 욕구가 충족되지 못하면 자아가 왜곡된다는 내용을 낯선 용어로, 마치 새로운 양 단언해내는 저자에게 좀 당황했다.

 

그런데 덕분에 포스트프로이트라고 말할 수 있다. ‘성 리비도로 인간의 전체를 해석하는 바가 상식처럼 되어버린 프로이트식 설명이나 인본주의로 알려졌으나 지배 본능으로 인간의 모순을 풀어보려는 아들러식의 해석에 머물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인간의 자율성을 강조할 때 놓치기 쉬운 성인의 적절한 지도의 필요성을 주장한다. 인지 발달의 과정을 지식에의 욕구 라 명명한 것도 포스트피아제라 할 만하다.

 

태내 환경에 관해서는 일찍이 태내 발달이라는 개념으로 주목하였다. 존중의 욕구와 더불어 애정의 욕구를 인간 발달의 근본 추진력이라 보았다. 여기에 더해 지도에 대한 욕구를 제기한다. 잠재의식적 동기 형성에 의한 감정적 얽힘과 반응적 얽힘을 불러오는 우연적 원인과 본질적 원인은 결국 내성을 통해 알 수 있으며 재교육을 통해 욕구들의 조화를 이룰 때 자율적인 인간이 될 수 있다. 개인이 삶의 방향과 맞게 되는 것이 재적응이다. 인간이 희망적인 것은 가역성 때문이며, 설령 유년기의 비극, 왜곡된 정신이 형성되어도 성찰하고 지도하는 재교육이 가능하다.

 

교육을 진화의 산물이라고까지 자리매김한 것은 반가운 일이다. 사랑과 인정의 욕구를 채울 수 없어 원망(비난)하고, 지나치게 감상적이거나 허영심이라는 자기애나 죄의식에서 허우적거리며 부적절한 동기가 형성되고 부적절한 정당화 술책을 강화하게 되면 아동과 청소년의 정신을 왜곡되고 신경증은 대를 이어 나타난다. 저자의 설명을 따라가다 보면, ‘애정과 인정의 부족으로 인해 우리가 흔히 접하는 여러 문제 상황의 아이들을 이해할 수 있다. 그럼에도, 본서가 저자의 저술 일부만을 담고 있기 때문일 수도 있지만, 창의성과 상상력, 놀라운 집중력과 성과는 어떻게 보는가 개인적인 의문은 해결하지 못했다.

 

수많은 교육 서적들이 난무하는 이 시점에 묻는다. 바람의아이들에서 폴 디엘의 <사랑의 욕구>를 출간한 이유가 무엇일까? 나는 바로잡을 수 있다라는 구절에서 단서를 잡는다. 교육의 역할을 삶의 방향 설정을 위한 적절한 지도라고 규정한 바에서 내일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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