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재에 대해서 다시 이야기하겠지만, 신영복 선생은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에서 이렇게 썼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글씨란 타고나는 것이며 필재가 없는사람은 아무리 노력하여도 명필이 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저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필재가 있는 사람의 글씨는 대체로 그 재능에 의존하기 때문에 일견 빼어나긴 하되 재능이 도리어 함정이 되어 손끝의 교巧를 벗어나기 어려운 데 비하여 필재가 없는 사람의 글씨는 손끝으로 쓰는 것이 라니라 온몸으로 쓰기 때문에 그 속에 혼신의 힘과 정성이 배어 있어서 ‘단련의 미‘가 쟁쟁히 빛나게 됩니다. - P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