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서재]아빠와 아들의 한국사능력검정 함께 치기(아빠편 2~3급)

아빠와 아들의 한국사능력검정 함께 치기(아빠편 2~3급)ｌ마이리스트

정호 지영이 아빠 () l 2007-10-20 22: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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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와 정호

지난해 말 우연히 신문에서 제1회 한국사능력검정시험이 치뤄졌다는 소식을 보았다. 나는 학창시절 때부터 역사에 관심이 많았고, 역사와 관련된 책이나 자료는 눈에 띄는대로 모으고 읽어 두는 버릇이 있다. 또 초등학교 3학년인 아들 녀석이 희안하게도 제 또래 애들은 관심도 없는 역사 이야기를 예닐곱 살 무렵부터 열심히 읽어대곤 했기에 부자 모두 이런 시험이 있는줄 미리 몰랐다는게 안타까울 따름이었다.

기출문제집을 출력해 나는 3급과 4급 문제를, 아들은 5급과 6급 문제를 각각 풀어 보았더니 제법 점수가 나왔다. 아들녀석에게 자신감도 심어 주고, 내가 우리 역사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확인도 해 볼겸 그때부터 제2회 역사시험을 준비하기 시작했다.

가지고 있는 책들을 점검해 보니 아들이 볼만한 책은 좀 있는 것 같은데, 내가 볼 책은 시대별, 테마별 책들은 여러권 있으나, 대학교 1학년때의 교양국사 교과서 말고는 통사적으로 정리된 역사책은 없었다.

알라딘을 뒤져 한영우저 [다시 찾는 우리역사], 전국역사교사모임 엮음 [살아 있는 한국사 교과서 1,2]권을 함께 구입해서 공부를 시작했다.

기출문제를 보면 컬러사진으로 자료에 대해 묻는 문제와 도표,그림에 대해 이해를 요구하는 문제가 많으므로, 사진자료와 그림, 도표와 해설이 풍부한 이 책들이 시험 준비에 큰 도움이 되었다.

2회 시험에 신설된 2급으로 신청하면서 많은 고민을 하였다. 시험요강에 2급은 '대학 교양 수준', 3급은 '고교 수준'으로 명시되어 있는데, 고교생과 함께 3급을 치자니 자존심이 상하고, 2급을 쳤다 떨어지면 망신이었기 때문이다. 아들은 5급에 응시시켜 볼까 고민하다 아직 3학년이니 6급을 치도록 하고, 자신에 대한 도전이라 생각하고 과감하게 2급에 응시하였다.

교재를 두 번씩 읽어 보고, 그외에 가지고 있던 책들도 틈틈이 읽어 보았다.

시험 당일 아침 당연히 완벽한 자신감은 있을 수 없었지만, 아주 자신 있는 척 아들을 데리고 시험장으로 갔다. 6급은 2급보다 빨리 끝나니 아들녀석보고 시험 끝나면 운동장에서 놀고 있으라고 하고 배정된 고사실로 입실해보니 나처럼 40줄 되어 보이는 사람은 없고, 모두 대학생이나 젊은 학교 선생님 정도로 보였다. 괜히 객기로 망신만 당하는 건 아닌지 걱정이 슬며시 밀려오려 했다. 속으로 '3급 붙어봐야 내세울 것도 없지만, 2급을 일단 쳐 봤다는 것 자체가 있어 보이는 거잖아'라고 위로하며 찬찬히 문제를 풀어 내려갔다.

단순히 암기만으로 맞출 수 있는 문제도 다행히 몇 개 있긴 했지만, 대부분 그 시대의 정치 뿐만 아니라 종교,문화,생활상 등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가 있어야만 풀 수 있는 문제가 많은 것 같았다. 특히 도표와 그림, 본문을 보여주고 관련된 내용 또는 관계 없는 걸 찾아내는 문제는 상당히 당황스럽고 어려웠다. 서술형에 있어서도 마지막 삼국통일과정을 제시어를 모두 사용하여 500자 내외로 기술하라는 내용은, 신라의 삼국통일과정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음에도 '복신,고연무,매소성 전투,기벌포 전투' 등을 모두 집어 넣고 기술하는데서 상당한 '소설적 상상력'이 있어야만 했다.

다음날 공개된 문제지를 풀어보니 부분점수가 가능한 서술형 문제의 점수를 아주 짜게 주면 69점이나, 조금 봐 준다면 71점까지도 나와 간신히 합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다행히 채점하시는 분께서 부분점수를 여유있게 주셨는지 71점으로 정말 아슬아슬하게 통과하여 '한국사능력검정시험 인증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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