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라스의 말 - 중단된 열정, 말할 수 없는 것들에 대하여 마음산책의 '말' 시리즈
마르그리트 뒤라스 외 지음, 장소미 옮김 / 마음산책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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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르그리트 뒤라스의 인터뷰집. 소설 <연인>의 성공 이후 뒤라스는 약 2년간 이탈리아인 기자 레오폴디나 팔로타 델라 토레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역자의 말에 따르면, 뒤라스의 수많은 인터뷰들 중에서도 유독 이 인터뷰가 주목받는 이유는 뒤라스와 토레 사이의 밀도 높은 친밀감이 돋보이기 때문이라고. 그러니까 뒤라스가 마음의 벽을 허물고 자신의 삶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하는 ‘지극히 뒤라스다운 인터뷰‘라고.



인터뷰를 읽으면서 가장 재미있었던 건 뒤라스의 완고하고도 직설적인 면모다. 겉치레따윈 없는 그 당당함이란! 애두르지 않고 거침없는 그의 태도에서는 카리스마가 느껴진다. 동시대 유명인들을 언급하면서도 가차없이 솔직하게 의견을 밝히는 그. 자신의 삶과 작품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물론 예외는 없다. 그가 스스로의 결핍마저 아무렇지 않게 드러내는 모습에는 뭐랄까, 위엄이 서려있다.



뒤라스의 언어로 그의 예술관을 만나볼 수 있다는 것도 이번 책에서 만나볼 수 있는 큰 재미다. 그는 글을 쓰는 것으로 삶의 사건들을 마주한다. ‘짓누르는 침묵을 말하게 하려고‘ 글을 쓰기 시작했으며, 삶에서 느낀 것들을 복원하기 위해서 계속해서 글을 써나간다는 뒤라스. 그는 비정형의 사건들을 다른 누구도 따라할 수 없는 뒤라스식 스타일로 담아낸다. 영화와 연극에 대한 이야기까지 만나볼 수 있어 질적으로도 무척 흡족했던 인터뷰집.



인터뷰이와 인터뷰어의 상호작용에 따라 재미와 깊이가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점에서 인터뷰는 참 매력적인 장르! 신뢰하는 인터뷰어들을 두고 남몰래 그들의 기사를 찾아보는 인터뷰 덕후로서, <뒤라스의 말> 완전 대합격.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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