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지 않는 것들
로이 야콥센 지음, 공민희 옮김 / 잔(도서출판)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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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서협찬)



자연 앞에서 말은 거추장스러운 것에 불과하다. 자연과의 대화는 말 없이 이루어진다. 필수불가결한 침묵. <보이지 않는 것들>을 읽으면서 나는 인간의 말소리가 소거된, 자연의 풍경과 소리로 가득한 시적인 다큐멘터리를 떠올렸다. 노르웨이의 작가 로이 야콥센의 대표작으로 2017년 맨부커 국제상을 수상하기도 한 이 소설에는 비뢰이 섬에 사는 한 가족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외딴 섬에서 고립되어 사는 비뢰이 가족은 필연적으로 자연에 그들의 삶을 ‘내맡긴다‘. 이들은 척박한 환경에서 살아남아야하기에 자연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러나 자연의 섭리에 순응하는 소박한 삶이라고 결코 쉽지는 않다. 오히려 이들의 삶은 생존을 위한 치열한 사투다. 그렇지만 이들에게는 스스로의 힘으로 생활을 꾸려가는 이들에게서만 볼 수 있는 위엄이 있다. 본토 사람들에게서는 절대 찾아볼 수 없는 고결함이 있다.



자연이 비뢰이 섬을 내려다본다면 바로 이런 문장을 썼을 것 같다. 간결하고도 담백하다. 비뢰이 가족의 이야기는 다른 모든 인간사가 그렇듯 굴곡져있는 것이 분명하지만, 저자가 이들의 삶을 그려내는 방식에는 감정의 개입이 최소화되어있다. 있는 그대로를 직설적으로 드러내는 문장은 내칠 것 없이 단단하고, 오히려 그 단순함에서는 아름다움이 느껴진다. 자연이 아무런 가치판단을 하지 않듯 저자는 그저 비뢰이 가족의 일대기를 내보일 뿐이다. 결국, 어떻게 흘러가든 모든 인생은 아름답다고 말하려는 듯이.



독특한 매력이 있는 소설.



P.S. 이 책이 노르웨이에서 베스트셀러라는 이야기에 놀랐다. 노르웨이 사람들 정말 멋지다.. 당신들은 대체..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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