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로니카의 눈물
권지예 지음 / 은행나무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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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지예 작가가 10년만에 펴낸 소설집 <베로니카의 눈물>. 상투적이라면 상투적이겠지만 이 책의 뒷표지에 쓰인 ‘이 책을 읽고 나면 떠나고 싶을 것이다‘라는 하정우 배우의 추천사 때문에 이 책이 궁금해졌다.그러던 차에 크리스마스 선물처럼, 출판사 이벤트에 당첨되어 읽게 되었다. (감사합니다!)



중편인 표제작 ‘베로니카의 눈물‘과 다섯 편의 단편 소설들로 구성된 이번 소설집은 쿠바, 파리, 플로리다, 서울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한국인 등장인물이 낯선 타국의 도시에 놓인 상황들인만큼 자연스럽게 ‘떠남‘이 강조된다. 그리고 정체성과 관계에 대한 고민들. 소설들을 쭉 읽으면서 이러저러한 설정들에도 불구하고 결국 공통되게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평범한 일상과 그 속에서의 관계라는 생각이 들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작품은 역시 표제작 ‘베로니카의 눈물‘이다. 쿠바 사람들과 그 생활 방식에 대한 생생한 묘사와 베로니카와의 미묘한 감정 줄다리기가 특히 기억에 남는다. 한국에서온 작가인 주인공과 평생 여행을 해본 적이 없는 쿠바의 칠십대 노인 베로니카. 문화 경제적 차이에서 오는 어긋남과 이방인이 필수적으로 마주해야하는 낯섦. 작품의 말미에서 베로니카가 눈물을 흘리는 장면은 그야말로 화룡점정이다. ‘인생은 흐르는 것‘이라는 베로니카. 초록색 오렌지를 먹으며 행복해하는 베로니카.



그 외 다른 작품들도 흥미로웠다. 대체로 무심하게 쓱 중요한 사건들을 거둬서 툭툭 풀어내는 느낌의 소설들이었다. 그중 영화 ‘플로리다 프로젝트‘가 직접적으로 등장하는 ‘플로리다 프로젝트‘나 유일하게 서울이 배경이며 실제 뉴스 중 일부가 인용된(소설의 마지막에 작은 글씨로 안내되어있다.) ‘내게 아무것도 묻지 마‘를 읽으면서는 소설 속에 갑자기 현실이 난입하는 느낌이라 당황스럽기도 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의미에서)



(*이벤트 당첨-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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