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라 현대문학 핀 시리즈 소설선 9
김성중 지음 / 현대문학 / 201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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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문학 핀시리즈 소설선 아홉 번째 작품. 김성중 작가의 <이슬라>. 핀시리즈 소설선은 부담없는 판형에 비해 담긴 내용은 무거운 경우가 많아 띄엄띄엄 읽고 있다. 이 소설도 읽기 전에는 조마조마했었는데 걱정이 무색하게 담백하게 읽혔다.



백 년간 시간이 멈춘다. 주인공은 열 다섯인 채로 백 년을 산다. 그는 죽음을 낳는 존재(이나 기억을 잃은) 이슬라를 만나 사랑을 키워간다. <이슬라>는 임종을 앞둔 주인공이 그 인생에 가장 강렬했던 백 년을 회고하는 이야기다.



불로장생. 죽지 않는다면 어떨까. 그보다 끔찍한 지옥은 없을 것 같다. 내게는 언젠가 죽는다는 사실만이 궁극적인 위안이다. 대개의 경우에는 삶이 유한하기에 꿈을 꾸고 목표를 세우고 하루하루를 소중히 살아간다. 역설적이게도 인간은 언젠가 죽는 존재이기에 매일을 살 수 있다. 작가도 비슷한 생각을 한 것 같다.



번잡한 마음을 가라앉히려 집어든 소설이기에 내용과 거리를 유지하려 애썼다. 그럼에도 기억에 남았던 부분은 엄마에 대한 애착만을 기억하는 어린 아이들이 나오는 장면이다. 그들로서는 죽음이라는 개념을 아직 알지 못하기에 가능한 일이다. 반면 소설 속 어른들 중 일부는 고문 게임을 벌이는 등 죽지 않기 때문에 가능한 잔혹 유희를 즐긴다. 이 두 집단 모두 삶의 유한성을 필요로한다.



이슬라. 사람이 사람을 구원하는가? 그것이 삶의 형태이든 죽음의 형태이든. 낯선 이름을 계속 혀 위에서 굴려본다. 이슬라. 이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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