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을 참던 나날
리디아 유크나비치 지음, 임슬애 옮김 / 든 / 2019년 9월
평점 :
품절


이 책의 첫장을 펼치면 감사의 말에 이런 문장이 나온다. ‘당신이 인생을 제대로 조져본 적 있는 사람이라면…‘ 여기까지 읽고 ‘오, 세다‘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이 생각은 곧바로 뒤집힌다. 이 책은 ‘존나 세다‘. 자기 자신을 파멸의 늪으로 밀어넣어 본 적이 있는 이들, 스스로를 방치하고 일부러 숨을 참아본 경험이 있는 이들이라면 리디아의 이야기에 격렬히 빠져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리디아는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때로는 모호하고 때로는 파편화되어있지만 글을 읽는 우리는 정확하게 행간을 읽어낼 수 있다. 이 책은 분노에 찬 수영선수였던 어린 소녀가 어떻게 책과 글의 세계에 발을 들여놓게 되었는지, 그녀가 폭력과 억압으로 가득했던 어린 시절을 지나 어떻게 ‘있는 그대로의 나‘를 찾게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다. 솔직하고, 강렬하며, 진실하다. 그리고 이런 이야기야말로 내가 읽고 싶었던 글이다. 여성이 자기 자신의 역사에 대해 풀어놓는 글 말이다.



개개인의 삶은 모두 다르지만 ‘생의 고통‘이라는 것은 누구에게나 필연적으로 존재하는 듯하다. 그것이 얼마나 큰지,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본인이 인지할 수 있는지, 이겨낼 수 있는지 등의 여부가 다를 뿐. 요즘 나는 ‘그냥‘ 살고 있는데, 그냥 사는 것이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임을 안다. 극단적으로 나 자신을 방치했던 때도 있었기 때문에, 일반적인 기준에는 훨씬 못미치겠지만, 일어나서 읽다가 잠드는 이 생활이 나로서는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최대치다. 어쩌면, 무기력의 순간을 지나 더욱 단단해진다면, 나도 나의 이야기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숨을 참던 나날>의 마지막 장을 덮고 든 생각이다.



리디아 유크나비치는 이렇게 말한다. ‘어쨌든, 나는 여전히 나다.‘라고. 그녀 인생의 모든 것들을 딛고 그녀가 써낸 ‘존나 센‘ 이 에세이를 많은 분들이 만나게 되기를 바란다. 진심으로.







(*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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