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성년열전
신해욱 지음 / 현대문학 / 2012년 3월
평점 :
품절


신해욱의 시집을 읽다가 문득 그의 에세이가 읽고싶어져서 찾아보았다. 내가 고른 것은 <비성년열전>. 제목에서부터 풍기는 비딱함이 나를 끌어당겼다. 이 책은 소설, 만화, 실존인물 등을 넘나들며 열 두명의 비성년들에 대해 탐구하는 에세이다. <필경사 바틀비>의 바틀비, 프란츠 카프카, <호밀밭의 파수꾼>의 홀든 콜필드 등이 저자가 꼽은 비성년들 중 하나다.



이 책속에서의 비성년은 ‘이미‘ 인간의 세계에 진입하지 않게된 이들이다. ‘세계의 안쪽으로 들어가기를 간절히 희구하나 그 방법을 학습하는 것이 불가능한 이들‘, ‘심연을 응시하도록 억지로 강요받으며 속수무책으로 회복불가능한 병을 앓는 이들‘이 바로 비성년이다. 이들은 ‘삶의 정상성‘에 들어가지 못해 허덕이는 내 모습을 자조하듯 비성년의 모습 그대로 또렷하다.



‘I would prefer not to.‘



삶의 모습은 제각각으로 다양하니 미성년도, 성년도, 비성년도 있고 혹은 그들과 전혀 다른 누군가도 있을 것이다. 어딘가의 일부가 되어야 한다는 것, 군중 속에 잘 섞어야 한다는 것은 때로 나 자신을 꼼짝없이 이방인의 감각으로 몰아넣는다. ‘나도 결국 보통 사람들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과 ‘나는 ‘비정상‘에 가까운 것 같다‘는 생각 사이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요즘, 슬며시 강박을 내려놓으면 어떨까한다. 이 책을 막 다 읽은 즈음 든 생각이다.

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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