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묻힌 거인 - 가즈오 이시구로 장편소설
가즈오 이시구로 지음, 하윤숙 옮김 / 시공사 / 2015년 9월
평점 :
구판절판


“(전략)이건 해피엔드로 끝나는 이야기예요. 그러니 이전까지 아무리 우여곡절이 많았더라도 두려워할게 없다는 건, 어린아이라 해도 알 거예요. 액슬과 전 우리의 삶이 어떤 모습이었더라도 함께 기억할거예요. 그건 우리에게 소중한 거니까요.”(235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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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문학상 수상작가 가즈오 이시구로의 2015년작. 5-6세기의 고대 잉글랜드를 배경으로한 판타지 소설이다. 망각의 안개 때문에 과거를 잊은 노부부가 잃어버린 기억을 찾기 위해, 아들을 방문하기 위해 길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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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요하고 서정적인 문장과 분위기가 인상적이다. 사실은 그래서 읽는 속도가 더뎠다. 평화롭고 차분한 상황에서라면 제법 즐기면서 읽었을 작품이지만, 안그래도 불안에 잠 못 이루는 요즘 읽기에는 다소 버거웠다. 하지만, 평소보다 한 권을 오래 붙잡고 있긴 했어도 결국 끝냈다. 이 책을 읽을 적절한 타이밍이 아니었다는 아쉬움은 있지만 이 또한 나와 이 책의 인연이겠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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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기억이 사라져도 사랑할 수 있을까?(이터널 선샤인), 아니 살아갈 수 있을까? 조금의 망각은 삶을 계속할 수 있게 만들어주지만 완전한 망각이라면? 어차피 세상은 거지같고 인간은 악하니 과거따위 잊는게 나을지도 모른다. ‘거인’을 깨우느니 망각의 안개에 취하는 것이 더 견디기 쉬울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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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슬이 베아트리스에게 계속 ‘공주’라고 부르는데 다정함이 종이를 뚫고 느껴질 정도였다..!🥰 (원작에서도 프린세스라고 부르는걸까? 찾아봐야지)정해지지 않은 결말이지만 해피엔딩이기를 바란다. 소설이니까. 소설에서라도.

https://www.instagram.com/vivian_book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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