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곰
이희우 지음 / 잔(도서출판)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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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략) 그럼에도 불구하고 작은 곰은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결코 걷는 것을 멈추지 않았다. 사명 따위는 잊었다. 삶과 죽음, 선과 악에 대해서도 더 이상 생각할 여력이 없었다. 그저 어딘가에 있을 바다를 향해 나아갈 뿐이었다.(86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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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희우 작가의 어른들을 위한 동화 <작은 곰>. 작은 곰이 어미 곰을 잃고 홀로 숲을 방황하며 바다를 향해 가는 이야기다. 혼자서 인생을 살아가야하는 인간 존재에 대한 은유로 읽히기도 한다. 작은 곰은 살기 위해 분투하고 선을 행하기 위한 사명을 가졌다고 자처하지만 그것은 얼마나 오만한 생각인가. 그냥, 그냥, 그냥 사는 것을. 살기 위해 죽고 죽인다. 작은 곰이 운명을 어떻게 할 수 없었던 것처럼 인간 또한 거대한 운명 앞에 무엇을 할 수 있겠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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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페이지가 채 안되는 얇은 책인데, 무엇보다 튼튼한 양장과 커버 종이의 질감이 너무 매력적이다. 표지 및 책속에 실린 목판화 또한 아름다워 그림을 감상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담고 있는 내용이 긍정적이지만은 않지만 그럼에도 참 아름다운 패키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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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히려 짧은 이야기가 마음을 크게 동요시킬 수 있다는 걸 새삼 깨닫는다. 매끄럽지만은 않은 서사이지만 판화와 함께였기에 즐겁게 읽을 수 있었고, 굳이 억지로 삶의 잔혹함을 감추지 않아 생각해 볼 거리가 많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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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제공받은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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