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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니문
요시모토 바나나 지음, 마야 막스 그림, 김난주 옮김 / 민음사 / 2000년 4월
평점 :
아주 자연스럽게 그들은 사랑을 했고, 같이 있는 것이 당연한듯 보인다. 하지만 그렇게 흘러가는 동안의 그들은 많은 것들을 경험한다. 그 경험속에 죽음도 있고, 사랑도 있고, 어둠도 있고, 빛도 있다. 자연 스럽다는 것이 가장 힘들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부분이 많았다. 가볍게 넘어가는 책장이였으나, 그 속의 내용은 절대 가볍지 않았다. 누군가의 만남과 ,죽음, 그리고 그속의 삶으로 그들은 그렇게 변해 간다. 많은것을 경험하지 않은 듯이 보였으나, 이미 자신의 삶에서는 많은것을 경험하고 있었던 것이다.
아주 평범하게 만나서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 사람들의 허니문이 아니다. 삶이 변해가면서, 나이가 들어가면서 정열적인 사랑에 빠져서 결혼한 그들은 아니였지만, 서로 다른 삶을 살아오는 듯하지만 같은 삶을 살아온 그들은 아주 자연 스럽게 결혼했다. 그래서 그들은 특정하게 정해 놓은 그런 허니문은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그렇게 결혼이라고 해서 세상사람들이 삶이 바뀌는 커다란 변화는 없었다. 하지만 변화는 결혼이라는 시작의 이름이 아니라 주위사람의 죽음이라는 또 다른 시작에서 왔다. 누군가를 떠나보내고 남는 상실감과 또다른 시작의 이름으로 그들은 작은 변화를 느낀다.
또 다른 허니문을 가기 위해서 움직이는 그들이 새로운 것이지만, 그들이 배운것은 새롭지 않지고, 평범한것이지만, 그래도 알아야 하는것, 그것을 그들은 느끼게 되고 또다른 삶을, 미래를 보게 되는 것이다.
그렇게 허니문은 새로운 세상을 향해 가기 위한 발걸음, 그리고 미래를 위한 그들의 발걸음을 보여주는, 알게 해주는 여행이 되는 것이다. 같은 시간에 사는 사람일지라도, 아무것도 변하지 않는 사람일지라도, 허니문이라는 새로운 여행이 그들을 또 다른 삶의 방향으로 이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