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빠는 필요없다 - 진보의 가부장제에 도전한 여자들 이야기 이매진 컨텍스트 15
전희경 지음 / 이매진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대학을 가고, 운동을 하며, 사회를 바꾸는 주체가 된 여성은 자신을 어떻게 규정해야하는지 하는 문제를 만나게 된다. 여성이라는 이름에 기대하는 것들을 어떻게 이해하고 해석하고 취해야하는지 하는 문제는 간단치 않다. 변혁 운동 판에서도 '미묘하고 체계적으로 주변화되는' 여성. 비주체적인, 소극적인, 전근대적인 여성성은 지양해야 하지만, 돌봄 노동은 언제나 여성의 몫이다. 이를테면 주체적으로 보살피라는 이중의 요구. 그것을 떨치고 일어나려는 여성들에게 돌아오는 것은 분열주의자라는 비판 뿐이다. 그리고 그들이 만난 새로운 적은 페미니즘 좀 안다는 남성. 젠더적으로 차별받는 집단으로서의 여성의 문제에 대해서는 학습하여 잘 알고 있지만 생활에서는 끊임없이 항상 가르치려들고 기분나쁜 무언가를 기대하는 지적 오빠.

내가 가지고 있던 아픈 기억을 비슷한 모양으로 공유한 사람들의 증언을 읽으며 나 스스로도 많은 것을 꺼내놓게 되었다. 새로운 경험. 사건 자체가 아니라 서사를 통해 구성되는 경험이다. 그것은 무색무취의 절대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구성되는 것. 공감은 같은 경험을 해서가 아니라 그것을 해석하는 정치적 지향이 같기 때문에, 그것을 표현하는 언어가 같기 때문에 생겨나는 것이다. 읽는 내내 통쾌했던, 좋은 책.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