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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한가 1 - 미스 상하이의 눈물
왕안이 지음, 유병례 옮김 / 은행나무 / 2009년 10월
평점 :
품절
모든 것이 변해가는 상하이에서 살아가는 한 여성의 기구한 운명을 그린 소설이다. 이 여성은 미스상하이라는 '모던'한 이름을 가지고 모든이들이 '모던'을 숭상하는 도시에서 살아가고 있지만 그녀의 삶은 그리 화려하지만은 않다.
20세기 초 '모던'은 사람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며 수많은 동경을 낳았지만 그 자체로 아주 아주 모호한 개념이었다. 그것은 개념이 아니라 다만 모든것이 변화하고 있다라는 사태로 존재했다. 이 소설에는 변화는 공간에 대한 묘사로 잘 드러나 있다. 골목길과 아파트 앨리스-
우선 소설의 초입에는 상하이의 골목길에 대한 묘사가 펼쳐진다. 강 줄기처럼 나무 뿌리처럼 온 상하이를 감싸고 있는 골목, 그 곳은 이야기를 품고있고 사람들이 살고 있다. 골목들은 사람들이 그렇듯 서로서로 그물처럼 얽혀있다. 하지만 이 묘사에는 어떠한 가치판단도 없다. 그것은 지향이나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존재하는 삶의 방식이었다.
하지만 변화가 찾아왔다. 사람들은 이제 골목 밖의 삶을 알게된다. 그리고 골목을 벗어나길 욕망한다. 그들의 시선 끝에는 아파트 앨리스가 서있다. 모든 것을 내려다 볼만큼 높고 다르고 화려한 앨리스, 사람들은 그곳에 산다면 행복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앨리스는 행복의 보증수표가 아니었다.
앨리스에는 그들 인생 최고의 즐거움이 깃들어 있는데 그 즐거움은 모두가 고통을 먹고 자란다. ... 앨리스와 같은 이런 아파트는 사실 이러한 마음의 무덤과 같은 곳이며, 그들은 그것을 가둬놓고 홀로 누린다. 그것들은 자유로움으로부터 왔지만 이곳은 오히려 자유의 종착역이다. (1권 p.178)
결국 삶을 팔아 얻고자 한 행복은 그 곳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렇다면 '모던'의 욕망을 의심해 보아야 하는 것아닐까? 아니, 그것은 수정되어야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