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이다.

일하기 싫은 병

 

6일간의 오프를 끝냈더니

오늘 출근을 위해 이불을 걷어내는 게 너무도 힘들었다.

괜히 심술이 난다.

 

두어번 이불을 차고도 풀리질 않아 서너번 더 찼다.

그래도 안 풀린다.

 

결국엔 일어났다.

씻고, 화장을 하고선

세상의 모든 근심걱정을 다 가진 어깨로 출근을 했다.

 

잘 쉬다 왔어?

선배들의 물음에

내 어깨를 보여준다.

잘 쉬었나봐~ 웃는거보니~

잘 쉬지 못했어요 대답하고선 다시 돌아가고 싶었다.

외치고도 싶었다.

내 어깨를 보세요!!!

축 쳐지고 앞으로 구부정한 세상이 멈춘 듯 가라앉은 내 어깨를 보고나서 이야기를 하라구요!!!

 

네.. 뭐 .. 좋았어요. 대답하고 캐비넷을 열었다.

유니폼을 입고, 커피를 타고, 머리를 매만지고 의자에 앉았다.

 

절로 한숨이 나온다.

병에 걸린거다.

머리가 아프고,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손이 저절로 눈가로 향한다.

병에 걸린게 맞다.

 

출근한지 5분만에 난 집에 가고싶었다

달력을 들어 여름 휴가까지 남은 일수를 세봤다.

괜히 셌나보다.

구부정하고 축 쳐진 어깨가 들썩인다

울지마 어깨야... 나이에 ㄴ 이 붙고 나니 시간은  KTX보다 더 빠르게 가더라

 

아.....

이런걸 위로라고 하는거냐...

 

집에 갈때 편의점에 들러 초코렛을 사갈래.

저번주에 사두고 친구랑 먹으려고 놔둔 와인을 다 마셔버리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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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0 22:19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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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02-20 23:35   UR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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