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잭슨과 스티브 페리 

그리고 "We are the World" 와 "Open Arms"

2009년 6월 25일.
여느때와 다름 없이 출근을 했는데 북새통에 쉴새 없이 뛰어다니고 있었을 때라고 기억을 한다.
인턴 한명이 오더니 병실 들어갔다가 뉴스를 봤다고 한다.

"마이클 잭슨이 죽었어요. 들었어요?"  

"네? 설마요~"

아... 설마가 아니라 정말 마이클 잭슨이 죽었단다.

난 그를 열정적으로 좋아하는 팬이 아니었다. 

백인이 되기 위해 성형을 했다는 말을 믿고 있었으며, 그가 불렀던 몇몇의 곡을 좋아했지만 (몇몇이라는 표현보다 훨씬 많을 수도 있다) 아티스트로서 마이클 잭슨이 아니라 학대 당한 어린시절, 아동 성추문과 파산, 약물 중독 이라는 스캔들의 마이클 잭슨이 나에겐 더 친숙했다.

그런 그가 죽었다. 한국 나이로 52세. 
젊지 않는 나이지만 그렇다고 죽기엔 너무 이른 나이다.

이상한 일은 그가 죽었다는데 팬도 아닌 내가 굉장한 슬픔을 느꼈다는 것이다. 사후에 방송되는 마이클 잭슨 프로그램을 찾아보고, 그가 했던 음악을 듣고, 그의 사망 후 무한도전에서 추모하며 보여준 "빌리진"을 보며 눈물을 흘렸다. 엄청나게 울었다. 내가 그랬다. 팬이 아니라는 내가 그렇게 울었었다.

마이클 잭슨은 그런 인물이다.
소송과 추문과 약물의 마이클 잭슨인데 그의 죽음에 전세계 많은 이가 눈물을 흘리고 애도한다.
그의 죽음을 그리고 더이상 들을 수 없는 음악에 안타까워한다.

퇴근 후 야식으로 시킨 통닭을 먹으면서 동생들과 그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난 그를 별로 좋아하지는 않는데. 너무 아깝다. 그의 음악이 너무 아깝다."

"thriller. 너무 좋은데"

"black or white" 

"heal the world"

"Beat it" 

"Dangerous." 

"아 그거 너무 좋아~"

"your are not alone" 

"그 고래가 나오는 영화 주제곡 제목이 뭐였지?"

"프리윌리."

"못난아. 영화 제목 말고 주제가! 우~ 우우~ 우우우우~"

그때 당시는 기억을 못했던 프리윌리 주제가 "Will you be there"

그러다가 못난이의 막내 동생이 맥주를 입에 머금고 말한다.  

"We are the World. 난 그게 최고인거 같아"

며칠 후 출근을 도와주던 막내가 엠피쓰리를 플레이 시킨다. 그러자 학창 시절 몇번이나 테이프를 돌려 들었던 그 노래가 시작이 된다. 이미 직장에는 도착을 했지만 난 금방 내리질 않았다. 오는 차 안에서 몇번이나 들었던 그 노래를 "한번 만 더 듣자" 동생에게 부탁 할 뿐이었다.

어릴때 들을땐 이 노래가 얼마나 대단한 가수들이 불렀는지 몰랐다.
많은 시간이 흘러 마이클 잭슨의 죽음으로 다시 듣게 되었을 때도 마찬가지였다.
그래서 뮤직 비디오를 찾아 화면을 플레이 시켰을 때 그 놀람이란... 아 아직도 뛰는 가슴이 진정이 되질 않는다. 

어릴땐 알았어도 몰랐을 그 가수들.
너무 어렸던 혹은 지금처럼 풍족한 정보의 바다가(인터넷)없을 무렵의 가수에 대한 무지.
난 대학을 졸업하고 직장에 다닌 뒤에야 퀸의 매력을 알게 되었고, 비틀즈를 좋아하게 됐고, 비욘세로 인해 다이아나로스의 존재를 알았다. 

에디오피아를 위한 노래로 무보수로 불렀다는 노래. 발표 당시 각종 차트를  휩쓸고 전세계적으로 사랑을 받았다는 노래. 하지만 난 어쨌네 저쨌네 하는 그런 노래의 배경보다 팝에 무지한 내가 노래를 모르지만 이름은 아는 가수. 그만큼 위대한 가수들이 불렀으며 지금 그리고 앞으로도 이런 조합으로 노래가 나오기는 힘들것이라는 단언을 하게 하는 노래. 지금에 와서야 노래보다 노래를 부른 가수들에 더 눈이 갔던 바로 그 노래.

라이오넬 리치와 스티비원더, 티나 터너, 폴 사이먼, 다이아나로스, 빌리조엘, 신디로퍼, 레이찰스...등등

그들의  "We are the World" 



밑으로 가수 이름을 달면 불편해 할 나같은 사람들을 위해(응??) 가수 이름이 자막으로 나가는 뮤비를 찾았다. 그리고 세시봉 열풍에 빠져들고, 아이돌 프로그램 천국에서 중견 가수들의 서바이벌이 프로그램에 열을 올리는 내가 전설이 되어가는 가수들 목소리에 열광했다. 그리고 또 한명의 가수와 만나게 된다. 

"Wah there's a choice we're making we're saving our own lives"

맑은 케니로긴스의 뒤로 들리는 단단한 목소리. 바로 저니의 전 보컬 스티브 페리다.
오디오로 들으면서 이 목소리 누군지 아냐고 물으며 (당연히 동생은 모른다) 인터넷을 뒤져 찾아낸 가수.
묵직하지 않고, 단단하고, 고음에 과하지 않게 힘이 들어가는 목소리.
스티브 페리를 좋아하고, 일본의 라르크 앤 씨엘 보컬 하이도도 비슷한 이유로 좋아한다.
스티브 페리로 인해 저니의 존재를 알게 되었고 더불어 좋아하게 된 그들의 대표곡 "Open arm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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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z 2011-11-26 13: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옛 추억이 떠오르는 곡이죠 ㅎㅎ...

min 2012-07-24 09: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머 이미 나왔지만요.. 얼굴 성형 2번햇고 또한..흑인에서 백인된게 아니라..백반증로 인한 병이라서..하얗게 된건 화장품으로..햇기 때문이죠..사망확인서에..흑인이라고 딱 써잇어요..

wy 2013-08-31 10:53   좋아요 1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완전히 똑같은 경위로 스티브 페리를 알게되고 저니를 알게 되었어요..
짧고 강렬하게 한 소절 부르고 지나가는데 그게 귀에 딱 꽂히죠.
덕분에 지금은 광팬이 되어 귀에서 그의 목소리를 떼고 살 수가 없을 지경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