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의 정반대의 행복 - 너를 만나 시작된 어쿠스틱 라이프
난다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8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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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탁받아서 대여해주었다가 반납 전에 읽은 책이다.

난다님의 '어쿠스틱 라이프'를 즐겁게 읽었어서,

기대가 있기는 했지만,

만화가 아닌 에세이,

그것도 육아 이야기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을가 하는 우려로,

스스로 빌리지는 않았을 텐데,

부탁받았던 덕분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었다.


에세이는 많이 읽어보지 못해서 잘 모르겠지만,

일상툰의 경우

살면서 문장으로 표현하지 못했던 순간, 기분을

그림과 글로 표현해주어서 '맞아!' 시원한 순간이 있다.


모르는 기분도 아니고,

아는 기분을 다시 표현해 주는 걸 

나는 왜 좋아하는 걸까 라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여튼 계속 보게 된다.


.. 어쩌면

그 기분을 느꼈을 때,

다른사람은 그 대응을 어떻게 했는지

그 결과는 어떻게 됐는지를 참고하고 싶은지도 모르겠다.


여하튼,

'어쿠스틱 라이프'에서도 그러한 순간이 많이 있었는데,

그 곳에서는 만화인 만큼, 가볍고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았다면,

이 '거의 정반대의 행복'는 보다 진지하고 깊은 공감이 된다.


그리고

(이런걸 객관적으로 판단할 능력은 없지만, 순전히 주관적으로)

시 같이 느껴지는 좋은 문장을 적었다.

내가 과잉 공감을 해서 그렇게 느끼는 지도 모르지만,

어떤 상황에서 비슷한 생각을 백번정도 하고,

백개의 문장으로 생각하는 것을 반복하다가

어느날 머릿 속에서 딱 정리된 문장이 만들어진 순간

그걸 적어둔 것 같다.

바쁜 일상을 살아가다가 

갑자기 머리에 떠오르는 좋은 문장.

중간중간 그런 문장 같은 느낌이 보인다.


내가 가족들이 모두 잠든 시간에

식탁등만 켜놓고 읽어서 그럴 수도 있다.

그 시각 그 따뜻한 조명, 그 감성에 

잘 어울리는 책이다.

-p256
나도 알고 있다.
시간을 잡을 수는 없다는 것을.
아이가 태어나고 부터는 더 절절히 느낀다.
지나간 시간이 정말로 절대로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것을.
하지만 부지런히 기록을 해두면
시간이 흘리고 간 조그만 기념품 정도는 붙잡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1테라바이트에 달하는 사진이 하나도 정리되어 있지 않아도 걱정 없다.
앨범 만들기는 노후의 기쁨으로 남겨두면 되니까.
(물론 2테라바이트 외장하드와 그글드라이브 두 군데로 백업을 해두고 있다.)

-p263
낮 동안의 바쁜 마감이 지나고 저녁 요리를 할 때면
인생이 제대로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만족스럽다.

-p273
얼마 전 영화배우 라이언 레이놀즈가 티브이 쇼에 출연해, 아내는 1년간 아이를 몸속에서 키웠으니 할 일을 다 했다며 그 이후부터 키우는 건 남편의 몫이라고 이야기하는 걸 보고는 ‘바로 저거야!‘ 감탄했다. 그래, 자연의 법칙이 공평하지 않다면 인간이 할 수 있는 방법으로 보충하면 될 일 아닌가. 문명도 세운 인간인데 말이다. 한국의 실정에서는 너무 비현실적인 이야기일지도 모르지만 임신과 출산이라는 노동에 공감하고, 그만큼의 가치를 인정하는 태도는 멋지다고 생각한다.

-p317~318
앞으로 시호는 자라며 삶 속에 일이 있다는 것을 배워나갈 것이다.
시호에게 일이란 멋진 것이라고 소개하고 싶다.
부분적으로는 일하기 싫다고 노래를 부르지만
전체적으로는 즐거워서 하는 것.
어쩔 수 없이 한다는 인상은 주고 싶지 않다.
(어쩔 수 없이 하는 일도 많지만 당분간은 비밀로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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