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집 문제
오쿠다 히데오 지음, 김난주 옮김 / 재인 / 2017년 6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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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빌릴 책을 다 고른 후,

동행을 기다리면서 서가를 구경가다가

'아, 이분도 새 책을 쓰셨구나'

하고 한번 펼쳐보았다.


그런데, 책 정보에

지은이 히가시노 게이고 로 되있어서 깜짝 놀라

'앵 내가 잘못봣었나' 하고

다시 표지를 확인했다.


오타다!

판권지 오타다!

얼마전에 편집자인 작가가 게스트로 나온 팟케스트에서

판권지에 오타가 나면 큰일이라는 말을 들었어서

왠지 반가운마음에(?)

빌렸다.


이건 무슨 심리인지..

희귀물품을 발견한 심리?

(그 와중에 옆면의 도서관 도장도 거꾸로 찍혀있다.)


여하튼

그 기세를 몰아

빌려온 책들 중에서도 가장 먼저 읽혀지는 영광을 차지했다.


이 작가의 작품을 그리 많이 읽지는 않았고,

최근에는 특히 더 안 읽었던 것 같은데,

흐릿한 기억에서나마

어두운 주제에도 불구하고

꽤 긍정적으로 보는 밝고 경쾌한 이야기를 쓰는 작가로 인식하고 있었다.


그래서

기분전환을 하고 싶거나,

뭔가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싶을 때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했지만,

약간 현실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해서 잘 안 읽었던 것 같다.

이번에도 오타가 없었으면 안 빌리지 않았을까? 하하


그 분위기는 여전하다.

이 작가는 어떠한 삶을 살아왔는지 궁금하다.

삶은 물론 쉽지 않지만,

그래, 어떻게든 되겠지, 진심으로 최선을 다하면,

또는 그러지 않아도,

어떻게든 된다고 

어깨에 힘을 좀 빼고 좀 이상해도 된다고

그래서 재밋는 거라고

토닥여 주는 듯한 책이다.

(그래서 오타는 신의 한수인지도?)


보통 무슨 이야기에서

위기가 나오면,

예를 들어 남편이 직장에서 고문관인 것 같다거나,

부모님이 이혼하실 것 같다거나,

보통 마지막 부분에서

그건 사실 오해였고, 아무 문제 없어~

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현실에는 고문관도 있고, 이혼하는 부모도 많다.

그게 내 현실인 경우에는 어떻게 해야하냐는 거다.

이 책의 이야기들에서도 그 문제들은 해결되지 않는다.

쉽게 해결할 수 없는 중요한 문제를 만났을 때,

진지하게 궁리하고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하는 사람들을 보여줄 뿐이다.

사건의 전말이 무엇이고,

결과가 어떻게 되었는지는 알려주지 않는다.

원래 인생 자기 눈으로 본 것 까지만 알 수 있는 법이다.

독자인 나는 그냥

앞으로도 이 사람들이 계속 밝게 살아가기를 응원할 뿐이다.




여탐으로,

요즘은 정말 단편집 시즌인지.

뽑는 책마다 단편집이다...

이 책은 정말 장편일 줄 알았는데...ㅠㅠ

메구미도 더는 바라지 않기로 했다.
앞으로도 남편이 갑자기 능력 있는 사람이 되어 승진도 하고 월급도 오르는 일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보다는 자회사로 쫓겨 가거나 조기 퇴직을 권고 받거나 스스로 회사를 그만두겠다고 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그것 또한 인생이다.
의자 뺏기 게임에서 졌다고 행복까지 빼앗겨야 하는 것은 아니다.

메구미는 배 속의 아이에게 말을 걸었다.
네가 어른이 되었을 때도 엄마는 딱 두가지만 바랄게.
농담이 통하는 사람일 것.
그리고 포기하지 말 것.

-p113 허즈번드-

"~ 제일 큰 동기는 성취감 인 것 같아요.
일상생활에서는 자신을 극한 상황에 몰아넣을 일이 없으니까요.
역시 인간이란 열심히 몰두할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한가 봐요."
"그래, 그럴 거야."
사토미의 얼굴이 떠올랐다.
결혼하고 내내 함께 걸어왔는데,
어느 순간부터 남편 혼자 앞질러 가게 되었다.
그녀가 자기만 내버려졌다는 생각에 시달렸는지도 모른다.

-p314 아내와 마라톤. 담당 편집자와 오쓰카 야스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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