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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시키는 일 - 꿈과 행복을 완성시켜주는 마음의 명령 ㅣ 가슴이 시키는 일 1
김이율 지음 / 판테온하우스 / 2010년 12월
평점 :
구판절판
2010년 2월, 아프리카 수단 남쪽의 작은 마을 톤즈. 남 수단의 자랑인 톤즈 브라스 밴드가 마을을 행진했다.
선두에선 소년들은 한 남자의 사진을 들고 있었다.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 속 한 남자….
마을 사람들은 톤즈의 아버지였던 그의 죽음이 믿기지 않는다며 눈물을 흘렸다.
그들은 세계에서 가장 키가 큰 딩카족이다.
남과 북으로 나뉜 수단의 오랜 내전 속에서 그들의 삶은 분노와 증오 그리고 가난과 질병으로 얼룩졌다.
목숨을 걸고 가족과 소를 지키기 위해 싸우는 딩카족. 강인함과 용맹함의 상징인 종족 딩카족에게 눈물은 가장 큰 수치다.
무슨 일이 있어도 눈물을 보이지 않던 그들이 울고 말았다.
모든 것이 메마른 땅 톤즈에서 눈물의 배웅을 받으며 이 세상 마지막 길을 떠난 사람, 마흔 여덟의 나이로 짧은 생을 마감한 故 이태석 신부다.
톤즈의 아버지이자, 의사였고, 선생님, 지휘자, 건축가였던 쫄리 신부님, 고 이태석….
<가슴이 시키는 일>의 첫 장을 장식하는 <울지마 톤즈>의 고 이태석 신부 이야기이다.
그는 이 땅에서 편안하게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의사였다. 그러나 그것을 포기하고 병원 하나 없는 오지의 땅, 톤즈로 달려갔다. 자신의 가슴이 그것을 시켰다는 말과 함께.
평범한(?) 사람들은 결코 이해할 수 없는 일이다. "왜 살아서 그 고생을 하는지." 라는 말이 나올 수도 있다. 그렇다. 이 책 <가슴이 시키는 일>은 '안 해도 되는 고생을 사서 하는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래서 더욱 더 안타깝고, 가슴이 아리며, 찡하다.
나도 그랬지만 책을 읽은 사람들은 아마 이런 생각을 할 것이다. "참, 대단하다. 나도 가슴이 시키는 일을 하고 싶다. 헌데, 과연 할 수 있을까? 지금 하는 일은 어쩌지?"
이런 생각이 들었다면, 이미 우리 삶은 세상에 굴복한 것이다. 가슴이 시키는 일을 못할 수도 있다. 아니, 못한다.
그런 사람들에게 다시 이태석 신부의 마지막을 전하고 싶다.
그는 그 자리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죽음에 대한 두려움도 커지만 그보다 더 이상 톤즈에 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가슴 아팠다. 그곳 아이들과 사람들에게 아직도 해줄 것이 많은데 더 이상 해줄 수 없다는 사실이 마냥 안타깝고 미안했다.
그렇다고 죽음을 기다릴 수만은 없었다. 그는 병원에 가는 대신 죽는 그 순간까지 뭔가를 하고 싶었다. 결구 그는 대림동에 있는 공동체에 머물며 자기보다 더 힘들어하는 이웃들에게 봉사를 하며 지냈다.
그는 눈을 좋아했다. 그래서 눈이 내리는 아름다운 날 자신도 하늘나라로 돌아가기를 바랐다. 그리고 결국, 그의 바람처럼 2010년 1월 어느 날 영원히 눈을 감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