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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나여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우에무라 나오미 지음, 김윤희 옮김 / 한빛비즈 / 2011년 3월
평점 :
절판
개썰매를 타고 얼음과 눈으로 뒤덮힌 북극땅을 힘겹게 건너고 있는 모습과 해가 질녘에 볼 수 있는 연보라빛 노을이 책 표지인 이 책은 무한도전정신을 가지고 산과 대륙을 홀로 질주한 나오미씨의 여행일지를 담고 있습니다.
책을 읽다보면 책에서 묘사하는 내용이 그대로 머릿속에서 영화처럼 펼쳐지곤하는데,
북극대륙을 건너는 장면이어서 그런지
살을 애는듯한 추위와 어둠이라는 두려움과 살아서 고향에 돌아가야겠다는 불안감이 간접적으로 느껴졌습니다.
책을 읽는 내내... 나오미씨가 대단하다고 생각하기도, 한편으로는 한심하기도 했습니다. 정말이지 죽을 수도 있는데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어서 말입니다.
여행일지는 개썰매를 타고 가면서 쉬는 중간 중간에 몸을 녹이고 앞으로 돌진하기 위해 재충전과 준비를 하면서 쓴듯합니다. 몇년몇월몇일에 제목까지 있습니다. 일기라기보다는 며칠간격으로 있었던 일들을 요약해서 담고 있습니다. 더도 덜도 아니고 현실처럼 느껴졌습니다.
각 장의 앞에는 중간 중간 완주한 지도와 칼라사진이 실려 있고 당시 모습을 짐작케 합니다.
이책은 한장 한장 넘길때마다 나오미씨가 어떻게 될지 불안하면서도, 당장 눈앞에 닥친 고난을 어떻게 해결하는지 궁금해서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게 합니다.
아! '안나' 는 리더역할을 해는 개썰매를 끄는 리더역할을 하는 개에게 붙여진 이름입니다. 이누이트들에게는 여자라는 단어로 흔한말이지만 나오미씨에게는 아주 아주 특별한 이름입니다. 코츠뷰는 책의 첫장에 여행한 북극대륙지도가 있는데, 목적지를 말합니다.
개들이 도망치기도 합니다. 돌아오는 개도 있었지만 영영 돌아오지 않는 개들도 있었습니다. 분실신고(!)를 해서 다행히 사례금을 주고 찾기도 합니다.
식량은 해마, 해표, 카리부, 백곰, 고래고기 등이고 거의 날것으로 먹습니다.
시행착오를 통해 개썰매를 어떻게해야 잘끄는지, 개들은 어떻게 다루어야 하고, 죽거나 더이상 달릴 수 없는 개를 대신해 새로 보충해 어떻게 훈련시키는지 그 과정이 상세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을 책장을 넘기는 내내 했습니다. 정말로 북극 한복판에서 굶어서, 얼어서 죽을 수도 있었습니다. 토착민인 이누이트들로 만류하는 단독 북극횡단이라니... 그것도 전통적인 개썰매만을 사용해서 말이지요. 무모하고 위험천만해 보이는 이 모험은 주인공에게는 여행일 뿐입니다.
간혹 개들이 주인공을 쳐다보며 달릴생각을 안합니다. 몇시간이고 더 드러누워서 일어날 생각을 안할떄도 있습니다. 정말이지 개들도 입장이 있습니다. ㅋㅋㅋ 나오미는 개들에게 버선을 만들어줍니다. 카라 사진 중에 버선을 신고 있는 개가 나와서 그 당시를 상상하니 미소가 나왔습니다. 개의 발을 보호하기 위해 버선이 필요했기 때문이죠. 천조각을 바느질해서 수십켤레를 만든것입니다.
매일 일정거리를 달리고 밤이면 다음날 준비를 합니다. 일기, 편지를 쓰고, 간단히 저녁식사를 하고, 젖은 옷가지들을 말리고...
주인공에게 개들은 어떤 존재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누이트들의 그것과는 다를것입니다. 가족처럼 '내새끼'라고 생각하며 대합니다. 병들거나 해서 죽으면 무덤을 파서 잘 묻어주기도 합니다. 그렇게 아끼는 개들이지만 개썰매를 달릴때는 죽을정도로 혹사시킬수 밖에 없었습니다. 주인공이 죽을 수도 있기에 마음을 독하게 먹은것 같네요.
이누이트들의 정말 바보같을 정도로 후한 인심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개썰매에 실을수 있는 식량은 약 일주일치 정도입니다. 중간 중간에 사냥을 하든가 아니면 이누이트들을 통해서 지원을 받거나 해야 합니다. 나오미가 만난 이누이트들은 모두들 나오미를 신기해하고 대단해하며 가족처럼 대해줍니다. 고기와 가죽도 아낌없이 나누어 줍니다.
책에 나와있었지만 그 당시에도 개썰매는 유물처럼 되어버렸을지도 모릅니다. 젊은 이누이트들은 스노우 스쿠터를 10년 전부터 타고 다녔다고 하니까요.
궁금증도 생겼습니다. 카리부, 사향소 등의 동물들은 얼음으로 뒤덮힌 북극에서 대체 무엇을 먹고 사나 몹시 궁금했습니다.
책의 마지막장을 넘기며 '1976년 5월 8일 안나, 저게 코츠뷰의 불빛이다' 소제목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구절이 제 가슴속에 다가왔습니다. "나에게 마지막이란 또 다른 시작일 뿐이다."
나오미의 일대기와 도전정신이 현실에 안주하며 변화를 두려워하는 사회인들에게 주는 의미는 무엇인가? 라는 생각을 곰곰히 해봅니다.
그동안 잊고 있던 예전의 꿈이 떠올랐습니다. 그 꿈과 함꼐 반드시 실현시켜야 겠다는 욕망도 되살아 났습니다. 저도 그 꿈을 실현해 보려고 합니다. 더 늦기전에 말입니다.
리뷰를 끝으로... 이 책에는 북극을 단독으로 횡단한 나오미씨만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입장이 있는 썰매개들과 후한 인심을 가진 이누이트들도 있습니다.
지금의 삶이 다람쥐 쳇바퀴처럼 반복되고 희망도 즐거움도 보이지 않는다면 꼭 이책을 읽어보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