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이 만든 공간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유현준 지음 / 을유문화사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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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께도 제법되고 글씨도 촘촘해보이는데다가 목차를 읽으니 역사책 같아보여서 슬쩍 겁을 먹었다. 같은 독자도 몇몇 같다. 그러나 쓸데 없는 겁이다. 여는 글부터 흥미로운 내용이 가득이다. 서두에서부터 태초의 지구에서부터 기후의 영향이 어떻게 문화를 만들어냈는지, 영향이 위치한 지형에 따라 문화가 어떻게 달라졌는지를 알기 쉽게 설명해준다. 설명은공간이 만든 공간 관통하는 흐름이 되는데, 기후와 지형에 따른 차이가 어떻게 지금의 건축양식이 되었는지 사이의 이야기들을 엮어내려간다. 여행지에 가면 나라 고건축물을 보고 올 정도로 좋아하는데 그냥 아름답기만 했던 건축물들의 계보를 찾아가는 같은 기분이 든다. 게다가 어렵지도 않다. 나같은 비전공자에 문과(?) 읽기에도 흥미롭다. 곳곳에는 본문에서 설명한 내용을 참고할 있도록 이미지 자료도 삽입되어 있다.


책은 건축에 대한 교양서로 거시적 관점을 통해 유명 건축물들의 계보를 설명하고 있다. 책을 읽다보면 지금 우리가 보는 건축물이 어떻게 이런 형태로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된다. 예를 들어 아름답다, 훌륭하다고 평가받는 건축물들을 건축 문외한이 봤을 어리둥절할 때가 많다. <공간이 만든 공간> 읽었다면 적어도어떻게이런 건축물이 만들어지게 되었는지, 그리고 좋은 평가를 받을 수밖에 없는지 정도는 판단할 있게 된다. 그동안 보이는 외형만으로 평가해왔다면 적어도 계보를 따라 건축물이 지닌 가치정도를 가늠해볼 있게 되는 것이다. 또한 책을 읽고 오고가며 마주치는 건축물들을 보며 건축물이 설계된 배경과 가치를 가늠해본다. 물론 일상공간에서 마주하는 건축물에는 그런 고민을 발전시키기엔 한계가 많아 얼른 여행을 떠나고 싶단 마음이 가득하다


<공간이 만든 공간> 창조란 무엇인지 어떻게 시작되어야하는지에 대한 유현준 교수의 관점도 엿볼 있다. 디지털 기술이 무엇보다도 압도적인 오늘날, 건축 또한 디지털 기술과 융합하여 전에는 구현해 없었던 설계와 기법들이 등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유현준 교수는디지털과의 융합은 이루어져야겠지만 동시에 아날로그적 인간성을 포함시켜야한다 말하며실패한다면 우리는 기계적 획일성에 매몰될 이라고 경고한다. 과거 건축이 자연이라는 변수에 적응하며 발전해왔고 그것이 건축이 존재하는 이유였다면 기술발전으로 자연 변수를 통제할 있게 오늘날에서의 건축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물어야하며 건축가 스스로도 대답할 있어야 한다. 그것은 비단 건축 분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기술발전 시대, 무엇이든 구현 가능한 디지털 시대에 살아가는 우리가 되새겨야할 관점이기도 하다.


내용에 비해 책이 어렵지 않다(역시 교육계에 종사하셔서?). 알기 쉽게 설명되어 있고 논리 흐름이 끊기질 않아 편하게 따라가면 된다. 여러 글들을 묶으신건지 챕터의 서두가 반복될 때가 있는데 역시도 교수님께서 수업 전에 지난 수업 내용을 복기해주시는 같다. 덕분에 비전공자임에도 어렵지 않게 건축물의 계보를 맛보며 책을 덮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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