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학의 쓸모 - 지그문트 바우만과의 대화
지그문트 바우만.미켈 H. 야콥슨.키스 테스터 지음, 노명우 옮김 / 서해문집 / 2015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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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 읽었다. 미켈 H. 야콥슨 교수와 키스 테스터가 질문하면 지그문트 바우만이 대답하는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어 짬날 때 질문마다 끊어 읽어오다보니 시간이 좀 걸렸다. 그러다 보니 사회학을 대하는 바우만의 태도를 이해하기보다는 인상깊은 구절들을 머리 속에 남기는 수준이었다. 그러다 드디어 오늘 시간을 내어 66개의 질문과 대답 중 남은 스무 개 정도의 질문과 대답을 한목에 읽었다. 물론 평생을 사회학자로 살아온 이의 철학과 은유를 감히 내가 이해하기란 쉽지 않았다. 다만, 오늘 날의 사회를 바라보는 유연성과 사회학자로서 갖춰야할 태도에 대한 단호함을 배울 수 있었다.


사실 대학원을 오래 다녔고 그에 따른 실적을 요구받으며 살다보니 최근 ‘사회학’은 무엇인지, 나는 왜 ‘사회학’을 전공하고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들기 일쑤였다. 사회학을 통해 일자리를 얻어야한다는 압박도 한 몫했다. 책을 덮은 지금, 사회학이 나에게 일자리를 제공해줄 것이란 바람은 저 멀리 떠나갔지만, 사회학을 하는 나의 태도에 대해 되돌아 보게 되었다. 파도 앞에 모래성 쌓는 일을 하고 있진 않은지, 거기에 매몰되어 있진 않은지 반성했다.

덕분에 최근 쓰기 시작한 글의 목적과 방향에 대해서도 스스로에게 질문한다. 어떠한 쓸모의 글인가. 공공 영역과 연결되어있는가. 이런 질문들 덕분에 일자리와 함께 학위도 저 멀리 멀어지고 있는 듯하지만... 기꺼이 받아들이려 한다. ‘질문이 내재한 무궁무진한 가능성과 상상력’을 믿기에.


나의 짧은 식견이지만, 솔직히 미켈 H. 야콥슨 교수와 키스 테스터 교수의 질문들은 때때로 허세 가득하고 관념적이고 현학적 수사들로 질문을 꼬아댔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것을 풀어내 재차 질문을 가다듬는 바우만이 대단하다고 느껴질정도. 덕분에 그런 사람이 되지 않도록, 그런 글을 쓰지 않도록 노력해야겠다는 다짐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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