숨겨진 질서 - 복잡계는 어떻게 진화하는가
존 홀런드 지음, 김희봉 옮김 / 사이언스북스 / 2001년 10월
평점 :
절판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서울의 모습을 보면 신기하다. 매일 똑같은 길을 걸으며 다니지만, 사실 그 길은 어제 내가 걸었던 길이 아니다. 어제 저녁에 맛있게 먹었던 아이스크림 가게가 오늘은 낮선 술집으로 바뀌어 있는 모습을 보는 것은 익숙한 일이다. 길은 언제나 새로운 공사로 붐비고, 건물은 항상 재건축 중이다. 이곳은 예전의 서울은 아니지만, 서울이다. 복잡한 변화 속에서 우리가 정신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생각해 보면, 우리는 엄청나게 복잡하게 얽혀있는 세상 속에 살아간다. 세상의 모든 것은 복잡하다. 하지만, 신기하게도 우리는 우리의 삶을 단순하게 느끼며 살아간다. 때때로 지루해 하면서 말이다.

여기에 실마리가 있다.

생각해 보면, 우리는 복잡한 것을 단순하게 보는 특별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결국 만물의 영장이라는 인간도, 자연 앞에서 머리를 굴리다간, 머리가 터져버린다는 지극히 단순한 진리를 따를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단순함을 이용해 많은 것을 해결해 왔다. 이십세기의 눈부신 과학 발전도 이러한 단순함에서 비롯된 것이며, 아직도 우리는 가장 단순한 것이 가장 우아하고 아름다운 '공식'이라고 믿고 있다.

만일 우리가 이 '단순함'의 미학에서 자유로와진다면 신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어쨌든, 이 책은 '복잡 적응계'에 대해 이야기 한다. 쉽게 말하면 세상은 복잡하다는 것인데, 다양한 복잡함들에는 어떤 일관된 원리가 존재할 것이라는(결국 플라톤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는 것인가?) 관점으로 다양한 학문적 분야를 탐구한다. 무엇보다, 인상적인 것은 '학제적(전공 분야를 뛰어넘는; 사실 근래의 전공은 너무나도 협소하여 '뛰어넘었다'라는 말이 무색하다.)'인 상상과 사고였다.

 

결론적으로, 컴퓨터로 인해 인간의 사고가 훨씬 넓어지고 있구나 하는 생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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