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화심리학 하룻밤의 지식여행 4
딜런 에반스 지음, 이충호 옮김, 오스카 저레이트 그림 / 김영사 / 2001년 2월
평점 :
절판


진화심리학은 진화생물학과 인지심리학이 결합한 학문이다.

인지심리학의 주요개념은 신념과욕구가 행동을 일으킨다는 상식심리학과는 달리 행동은 마음의 과정에 의해 야기되며 이 마음은 컴퓨터와같은 계산과정이라는 두가지 개념이 축을 이룬다. 다시 말해 인지심리학은 마음이 하나의 유효한 과학적 개념이라는데서 출발하며, 그 마음이란 것이 컴퓨터 프로그램,즉 정보를 처리하는 일련의 연산으로 간주한다. 두뇌는 단지 마음이라는 이름의 프로그램을 작동시키는 물리적 기계에 불과하다. 즉 두뇌는 하드웨어이고 마음은 소프트웨어인것이다.

진화생물학은 유전과 돌연변이라는 두가지 변화의 축을 핵심으로 한다. 유전은 부모를 닮는것이고, 돌연변이란 그 닮는것이 완전하게 일어나지 않는것이다. 모든 생물의 각 세포에는 그 생물을 복제할 수 있는 한 벌의 지시가 완전하게 들어있는데 그러한 지시를 유전자라 부른다. 그 지시는 DNA라는 분자 속에 씌여있다. 자식이 부모를 닮는 이유는 이 유전자를 물려받기 때문이다.

돌연변이는 수많은 유전자의 풀에서 생존이나 생식의 기회를 높여주는 조건이 우연히 변종하고, 생존기회를 얻어 더 많은 후손에게 전달된다. 그리고 그 변종의 유전자가 유전자풀에서 비중이 아주 높아지게 된다. 오로지 유익한 돌연변이만이 축적된다. 왜냐하면 그렇지 못한 돌연변이들은 후손에게 전달되지 않기때문이다. 이런 유전과 변이는 특정한 목적을 위해 자연이 설계하여 선택한것이며, 유전학에서는 이것을 '적응'이라고한다.

따라서 진화심리학은 마음이 아주 복잡한 설계를 지니고 있다는 인지심리학과 자연의 복잡한 설계는 오로지 자연선택을 통해서만 나타날수있다는 진화생물학의 두개의 조각그림을 맞추는 것이고, 따라서 마음의 설계는 자연선택과정을 통해 진화한것이 분명하다는 주장이다.

인체가 가진 여러기능(예를 들면 시각)을 하나의 모듈들이라 한다면 마음 역시 각자 자신만의 규칙을 지니고 있는 많은 특수목적 프로그램들의 집합이고 이러한 특수목적프로그램들이 바로 '마음의 모듈'이다. 이러한 마음의 모듈이 어떻게 생성되고 진화되었는 지를 알기위해서는 그것이 발달한 환경에 대해 알아야한다.

인간이 가장 가까운 침팬지로부터 떨어져 나올때 인간은 포식동물의 공격을 감시하고 도망가는 데 유리하기 위해 집단 내의 다른 사람들과 상호반응하며 살아야만 했다. 이러한 환경에서 다양한 마음의 모듈이 자연 선택에 의해 설계되었다. 모든 적응은 어떤 적응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설계된다. 이러한 적응문제는 어떤 생물이 생존과 번식을 위해 해결해야만 하는 어떤것이다. 인류는 포식동물을 피하기위해 포식동물 회피모듈, 적절한 음식을 섭취하기 위해 먹이선호모듈, 동맹과 친구를 맺기위해 동맹결성모듈, 어린이와 친척에게 도움을 제공하는 상호이타주의 모듈, 무리내 다른사람들의 마음을 읽기위한 마음을 읽는 모듈, 다른 사람들과의 의사소통을 위한 언어학습모듈, 배우자를 선택하기 위한 배우자 선택모듈을 발달시켰다.

이 모든것은 유전자를 후손에 전달하는데 중요한 요소들이며, 따라서 자연선택은 우리 조상들이 살아간 환경에서 그러한 목적들을 달성할 수있도록 마음의 모듈들을 설계했을 것이라 추측할 수 있다.

여기서 한가지 진화심리학에대한 잘못된 비판과 오해가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이러한 이론은 인종주의의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역사적으로도 나찌가 자기들의 인종주의를 정당화하기 위해서 이런 이론을 도용했던 사실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과학이며 과학을 '당위의 문제'인 윤리로 오용하는 것은 그 자체가 잘못이다. 진화심리학의 의의는 인간의 마음에 관한 우리의 이해는 그것이 설계된 목적을 앎으로써 크게 도움을 받는다는 것이다.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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