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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구인지 말하는 것이 왜 두려운가 - 내 안의 나를 바꾸기
양창순 지음 / 현대문학북스 / 1999년 4월
평점 :
절판
'지난밤 꿈을 내게 얘기하지 말라. 내가 요즘 프로이트를 읽고 있으니까' 어느 문인이 한 말이란다. '그대의 성격을 내게 보이지 마라.. 내가 요즘 융을 읽고있으니까..' 나라면 이렇게 얘기할꺼다. 왜냐면 최근 일련의 융 관련서들을 읽고나니 나와 타인의 심리상태에 대해 어설프게나마 한마디 할 수 있게 되었고, 인간의 정신에 관해 마구 아는체를 하고싶어졌기 때문이다.
이 책은 양창순이라는 대중적으로 유명한 정신과 의사가 딱딱한 심리학 이론을 부드럽게 살을 붙이고 실제로 임상에서 만나는 환자들과 저자 주변을 통해 파악한 심리학적 내용들을 에세이 형식으로 풀어놓은 책이다. 저자는 사람이 정신적으로 여러가지 병리현상들을 겪게되는 원인은 바로 '자기'를 알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프로이트나 융의 이론을 토대로 이런 정신적인 문제의 원인이 자기자신을 긍정하지 못한데서 비롯한 열등감 탓이라고 한다.
인간의 모든 근본적인 문제는 바로 이 열등감에서 파생한다. 열등감은 우리 내부에 자리잡고 우리의 성격형성과 일생을 좌지우지하는 강력한 그림자다. 열등감은 종종 자기개선이라는 긍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하지만 집착,실패와 파멸로 이끄는 가장 치명적인 무기가 될 때도 많다. 우리는 이 열등감을 남에게 보여주지 않으려고 애쓴다. 아니 스스로도 보고 싶지 않다. 또 보는것조차 어렵다. 보아도 의식의 표면에 있는 아주 일부분만 볼 수 있다. 나머지 거대한 부분이 무의식의 깊은 곳에 가라앉아서 우리에게 깊은 상처를 입힌다.
그러나 이러한 상처를 치유하고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 우리는 자신의 열등감의 종류와 깊이를 알아야한다. 그 열등감이 드러날때 우리의 진짜 모습도 알수있는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진짜 자기 모습을 아는것에대해 두려움을 갖고있다. 그래서 이러한 열등감을 공부나 싸움, 또는 좀더 고급한 것으로 보상받으려 한다. 그러나 원래의 열등감은 그대로 남아 그것을 덮어줄 무언가를 찾아 계속 헤맨다. 진정으로 열등감을 극복하기위해서는 먼저 있는 그대로의 자기 모습을 인정하지 않으면 안된다. 자기 모습을 인정함으로써 타인에게도 너그러워질 수 있다. 자기의 모습을 보지 못하면 타인에게 더 비난적이 되고 더더욱 너그러워질 수 없다.
그러면 어떻게 '자기'를 알 수 있는가.? 자기개념은 자기 자신을 이루고 있는 밑그림,정체성,자기존중 정도 등을 스스로 얼마나 알고 있으며 또 어떤 평가를 내리고 있는지 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자기개념은 매우 개인적인 것이다. 그것은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어떻게 보느냐에 의해, 다른 사람이 나를 본다고 생각하는 방식에 의해 그리고 스스로 이상형으로 세워놓은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인간관에 의해 영향을 받는다. 그리고 그것은 긍정적이거나 부정적인 인간관계를 맺는 기초가 된다. 이러한 자기개념여하에 따라 자존심과 자기확신이 결정된다. 자기개념이 분명한 사람은 외적인 환경변화에 좌우되지 않는다.
그래서 '자기'에 대한 개념을 정확하게 가져야 한다.'나'는 나 스스로에게 가장 친숙하고 또 가장 잘 아는 세계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우리들은 그렇지 못하다. 모두 '진정한 자기'가 아닌 자기가 만든 '이상적인 자기'로 그 간극을 메우려고 한다. 우리는 이러한 가식(페르소나)을 벗고 무력하고 연약한 원래의 자기모습과 직면하지 않으면 안된다. 이를 위해 자주 자신과 마주하는 공간.시간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자기혼자만의 외
로움을 두려워하거나 회피하지 말고 맞서서 차라리 좋은 친구로 만드는것이 좋다. 마
지막엔 오직 나와의 관계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자기의 주인이 아닌 사람은 자유롭지 못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