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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켈란젤로의 복수 - 시스티나 천장화의 비밀 ㅣ 반덴베르크 역사스페셜 4
필리프 반덴베르크 지음, 안인희 옮김 / 한길사 / 2000년 6월
평점 :
'쓰여진 것(문자)의 힘'
이것은 이 책을 읽으면서 마지막 장을 닫을 때까지 계속 머리속을 떠나지 않은 말이며, 이런 류의 책들을 읽을 때면 항상 드는 생각이기도 했다. 내가 '이런 류의 책..'운운한것은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이인화의 [영원한 제국]..등의 지적인 추리소설류이다. 이들 탁월한 이야기꾼들이 즐겨 사용하는 추리의 모티브는 '알려지면 위험한, 어쩌면 인류를 파멸로 이끌수도 있는 숨겨진 지혜'가 우연한 기회로 탁월하게 지적인 주인공(윌리암 수사, 이인몽..)에 의하여 발견되는 책이나 그림, 그밖의 신화적 상징들로부터 자주 등장하곤 한다.
그리고 그렇게 세상에 나온 상징물은 주인공의 지적이고 모험적인 탐구의 과정에 의하여 당시 세계의 커다란 두가지 대립되는 사상 사이의 대립과 긴장관계를 파악할 수있는 매체가 된다.
[장미의 이름]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시학]에서 이야기하는 인간본연의 즐거움에 대한 추구와 경건하면서 엄격한 신학적 절제(플라톤주의에의해 각색된)사이의 긴장관계가 그랬고, [영원한 제국]에서는 [시경]의 [빈풍]편에 실린 '올빼미'라는 시로부터 왕권강화파의 유신주의와 신권강화파의 보수주의의 대립을 그리고있는것이 그렇다.
[미켈란젤로의 복수] 역시 '씌여진 것(문자)의 힘에 관한 이야기'이다. 다시말하면 문자(철자),그림..등, 상징의 영원한 폭력성에 관한 이야기이다. 바티칸에서 미켈란젤로가 그린 시스틴성당의 천정화를 복원하는 과정에서 알수없는 이상한 문자들이 발견된다. 미켈란젤로가 그린 창세기의 그림을 세척하면서 각각의 장면들중 예언자들이 들고있는 두루말이에 알수없는 철자들이 하나씩 나타난 것이다.
교황청은 이 수수께끼를 풀기위하여 교리문제 담당자인 옐리넥 추기경을 위원장으로 하는 조사위원회를 만들고 옐리넥은 그가 가진 지식과 주위전문가들의 도움을 받아 문자의 의미에 한발자국씩 다가간다. 이 과정에서 의례 등장하기 마련인 바티칸 비밀서고, 담당자의 자살, 교리해석에 관한 고대와 중세의 회의,재판,기록.. 등이 하나씩 세상의 빛아래로 드러난다.
갑자기 바티칸은 과거 미켈란젤로와 교황과의 사이가 좋지 않았고, 미켈란젤로가 반기독교적인 신흥이단사상에 심취해있었다는 단순한 정황으로 미루어 그 문자는 미켈란젤로가 교황과 교회에 대해 자신이 믿는 이단사상의 지도자이름을 적어넣은 것이라는 단순결과로 조사를 마무리하려고 한다. 이에 맞서 옐리넥은 바티칸 비밀서고를 이용하여 기독교 교리를 뿌리채 뒤흔들어놓을 어마어마한 문서를 발견한다. 그 문서에 의하면..
더 말하면 재미가 없을테니.. 사서 읽으시길..
<참고>
시스틴 성당의 프레스코 그림들: 미켈란 젤로의 천장화 [천지창조]는 율리우스 2세 시절인 1508년부터 1512년가지 작업한것이며, 1989년에 복원이 완료되었다. 도한 서쪽 벽면 전체에 그린 최후의 심판은 바오로3세 시절인 1534년부터 1541년까지 작업한 것으로 1994년 복원이 완료되었다. 이곳에는 또한 페루지노, 핀투리키오, 보티첼리, 기를란다요, 로셀리,시뇨렐리 등의 프레스코 그림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