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가 본 이 거리를 말하라 - 서현의 우리도시기행
서현 지음 / 효형출판 / 1999년 9월
평점 :
절판


내가 걷고있는 이 도시의 인문지리적 구조에 대해 생각해본적이 있다.
예를들어 종로는 아기자기하고 재미있고 길이 사람을 끄는 매력이 있다, 강남의 대로들은 차량에겐 더할 나위없이 친절하지만 보행자에겐 매력이 없다.. 서울의 어디는 전통과 현대가 부자연스럽게, 어디는 조화롭게 공존하고 있다.. 거리는 사람이 중심이 되어 재고되어야 하며, 건축가들은 집, 빌딩, 길을 만들고 도시를 계획하지만 실재로 그 계획된 도시의 씨실과 날실을 구성하는것은 보행자들이어야한다.. 등등

많은 문화공간과 편의시설들을 연결해주고 이끌어주는 길의 역할에 대한 인문학적 성찰이 담긴 한 건축가의 글이 있어서 소개할까한다.

건축은 예술이자 기술이다. 때문에 도시와 구조물들을 바라보는 작가의 눈은 예술비평과 기술분석에 무게중심을 두고있다. 예술적이나 기술적이지 못한 구조물, 기술적이나 예술적이지 못한 구조물.. 물론 기술적이지도, 예술적이지도 못한 도시나 구조물 등은 이 건축가의 혀로 파괴의 대상이 된다.

작가의 건축가로서의 안목은 그러나 사회에서의 건축의 의미에까지 확장된다.
서울의 젖줄 한강을 가로지르는 십수개의 교각들,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종로나 광화문 지구의 풍치, 첨단 빌딩들의 전시장인 테헤란로, 강남개발, 인사동, 대학로.. 등등 수많은 서울의 모습들을 이러저러한 방법으로 바라보고 비판한다. 덕분에 인문건축서에 하릴없이 정치경제적 비판이 끼어들고 이런 비판은 때론 감정에 치우친 글인 듯하여 껄끄럽기도 하지만 기술건축이나 예술건축이 아닌 인문건축을 표방한 글임을 다소 인정한다면 무난히 읽을 만하다.

저자가 건축가의 눈으로 바라보는 서울 등 대도시의 모습은 그야말로 비난 일색이나 나름대로 그안에서 인간의 얼굴을 한 자본주의를 찾으려고 노력한다. 지은이의 건축가로서의 감수성과 엔지니어로서의 간결함이 돋보이는 글이다. 때로는 자본주의가 성숙하면 고상하고 귀티나는, 인간의 모습을 한 천박하지 않은 자본주의가 도래할 것이라고 믿고 있는 저자의 생각에 동의할 수 없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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