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나를 살려준 속담
한윤수 지음 / 형제 / 1996년 11월
평점 :
절판
대학때부터 친하게 지내던 후배가 있습니다. 이놈은 철학을 전공하면서 갑자기 농구를 하겠다고 연대농구단으로 무작정 찾아가 최희암 감독한테 농구를 시켜달라고 떼를 쓰는 등 정말 재미있는 녀석입니다. 이름도 계백입니다. '한 계백'. 그 녀석 동생은 '한 범'입니다. 이름도 특이합니다.
계백이네 집엘 놀러간 적이 있었는데, 북한산 가는 길에 삼송리라고 있죠. 거기서 버스를내려 한참을 올라갔더니 그녀석 살고 있는 집이 참 대단했습니다. 한 천여평 되는것같았는데 마당 한가운데 호수가 있는겁니다. 작은 연못이 아니라 지름이 한 50m는 족히 될, 일반 가정에 그런 호수가 있다는 거 아직도 들어보지 못했습니다. 호수 한가운덴 조그마한 섬이 있어서 현관 앞에서 그 섬까지 구름다리가 놓여있었답니다.. 구름다릴 건너 섬으로 올라가니 온갖 형형색색의 팔뚝만한 비단잉어들이 몰려드는 겁니다. 완존 파라다이스입니다. 이런곳에서 자라서 그렇게 천진난만(?)한가보다..고 생각했더랬습니다.
하하 왜 이얘길 하냐면 이 책 저자이자 형제출판사 사장인 한윤수씨가 바로 그녀석 아버지입니다. 저자의 부인이자 계백이 어머니는 <고부일기>라는 수필을 써서 여성지와 tv에도 몇번 출연했던 유명인입니다. 집안 내력인가봅니다. 그녀석 집에 갈때 딸기를 한봉지 사가지고 갔었는데, 계백이 어머니가 이 책앞장에 '유쾌한 兄에게.. 딸기 아주 잘 먹었습니다'라고 써서 장서표를 찍고 주신것을 간간히 살펴보다가 이번에 다시 꺼내 읽었습니다.
이 책 참 재미있습니다. 예전에 한메타자연습할 때 단문연습으로 속담이 나왔었는데, 너무 재밌는 속담들이 많아서 연습하면서 씨익 하고 웃던 기억이 나네요. 그렇게 재미있는 속담들을 재미있는 얘기로 채워서 펴낸 책입니다.
몇가지 소개하자면..
곰 창날 받듯 한다
급하면 밑 씻고 똥눈다
가는 년이 물 길어다 놓고 가랴
곁방년이 코 곤다
노처녀더러 시집가라 한다
님없는 밥은 돌도 반 뉘도 반
드물어도 아이는 선다 ^^
똑똑한 머리보다 얼떨떨한 문서가 낫다
먹기는 아귀같이 먹고 일은 장승처럼 한다
무식한 벗은 원수못지않게 무섭다
미친년은 아이를 씻어죽인다 - 지나치게 깔끔을 떨어도 병이다
부모속에는 부처가 들어있고 자식속에는 앙칼이 들어있다
뺑덕어미 세간살이 하듯
저런걸 낳지 말고 호박이나 낳았더라면 국이나 끓여먹지 - 하하!
지랄병엔 목침이 약
풍년 거지가 더 섧다
흘러가는 물도 떠주면 공덕이다....
한윤수씨는 이런 속담들을 재미있는 이야기들과 함께 소개하면서 이 책을 읽게되었을 때의 다음과 같은 효용을 설파합니다.
1. 자연스럽게 속담과 친해진다
2. 상황에 따라 적절한 속담이 술술 나온다
3. 대화가 부드러워지고 글이 잘 써진다